[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돈을 빌리기 쉬운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특히 연체되거나 손상으로 분류된 부실 대출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카드론이 가계대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한ㆍ삼성ㆍKB국민ㆍ현대ㆍ롯데ㆍ하나ㆍ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은 23조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1조4043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1조6129억원(증가율 7.54%) 늘어난 수준이다. 카드론 대출이 늘면서 부실 우려가 큰 연체되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은 더 빨리 늘고 있다. 카드사는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원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 손상된 채권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더 쌓는다.
올 3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 중 부실 우려 카드론 자산은 총 1조5288억원으로, 1조4185억원이었던 지난해 말보다 1104억원(7.78%)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카드론 채권에서 부실 우려 카드론 자산 비율은 6.63%에서 6.64%로 0.01%포인트 올랐다.
회사별로 보면, 부실 우려 카드론 채권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8.81%를 기록한 롯데카드였다. 롯데는 2조4757억원의 카드론 중 2180억원이 연체 혹은 손상채권이었다. 부실 우려 채권이 가장 많은 곳은 4126억원을 기록한 신한카드였다. 신한은 부실 우려 비율도 7.49%로, 카드사 평균보다 0.84%포인트 높았다.
이처럼 카드론이 증가한 것은 최근 카드사들이 카드론 마케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조달비용이 적게 들어 부실률이 좀 올라가더라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우려로 은행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상대적으로 쉽게 빌릴 수 있는 카드론으로 대출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카드론이 신용대출이다 보니 부실이 조금만 늘어도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자들이 주로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 등으로 카드론을 받고 있다. 수입이 마땅치 않다 보니 연체가 쉽고, 또다른 빚을 갚으려고 카드론을 받는 이른바 ‘돌려막기식 대출’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카드론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론에 대한 위험신호를 감지한 금융당국도 조만간 카드사 현장 점검을 통해 카드론 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카드론을 받는 사람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 많은데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카드사는 2003년 카드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금융당국은 카드론도 소득 수준에 맞게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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