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 양아치, 삼류 포르노 감독, 대리 운전사, 사기꾼, 마사지사 등 소위 말하는 밑바닥 군상들이 각자의 인생을 건 한 바탕 도박을 시작한다. 신뢰와 협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목표물을 먼저 손에 넣는 자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4년 만에 신간 소설로 돌아온 천명관 작가의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 소설 속의 사내들은 평탄한 삶을 물려받지 못했다. 악다구니처럼 펄펄 뛰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내가 당하기 전에 먼저 상대를 공격해야 하는 생존의 법칙을 물려받았을 뿐이다. 거짓말과 허세, 험한 욕설을 무기처럼 장착하고 전장으로 나가는 수컷들의 삶을 천명관 작가는 냉소와 유머를 섞어 묘사했다.
그러나 허망한 인생들에게도 꿈과 순정은 남몰래 꿈틀거리기 마련이다. 유일하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인 연희(지니)는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남자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마력을 뽐낸다.
| "여기는 남자들의 세상, 남자들의 세상이지. 하지만 여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 소용없어. 황무지에서 길을 잃고 쓰라림에 헤맬 뿐." |
- 제임스 브라운 노래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중에서 -
소설의 도입부에서 작가가 인용한 제임스 브라운의 노랫말처럼 남자들은 여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현은 극중 남자들의 텅 빈 내면을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는 지난 4개월 동안 카카오페이지에서 사전 연재를 통해 독자들과 먼저 만났다. 문학보다는 대중적인 장르소설 위주의 작품들이 사랑받는 플랫폼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8만여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으며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댓글들이 넘쳐났을 정도다.
천명관 작가의 전작 ‘고래’에서 시작된 기발한 상상력과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힘은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거치며 사회적 비판 의식을 갖춘 리얼리즘의 가능성으로 확장됐다.
그리고 이번 소설은 보다 대중적이고 영화적이다. 전통적 문학 독자만이 아니라 웹소설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까지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결하다.
하지만 그 간결한 대사와 이야기에는 인생의 비애와 아이러니를 포착해내는 천명관 작가 특유의 화법이 녹아 있어 “역시 천명관”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