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차원 기업대출 줄이고 가계부채 규제에 매출보전 차질 씨티銀 소액계좌 수수료부과 검토

은행들이 대출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수료 인상을 통한 이익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기업 등 기업대출을 줄이면서 줄어든 이익을 가계대출이 보전 해줬지만, 최근 정부가 가계부채 잡기에 나서면서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초 송금부문에서 시작된 수수료 인상이 자동화기기(ATM)에 이어 계좌유지수수료 신설 등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고객들의 반발 움직임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내년부터 1000만원 이하 소액 계좌에 대해 월 3000~5000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빠른시일내 부과대상 및 수수료 수준을 확정해 내달 금융감독원에 약관 개정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계좌 자체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만큼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일단 금융당국이 수수료에 대해선 ‘비개입’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인상 자체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당국이 비용절감과 대포통장 감소효과로 ‘계좌유지 수수료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일단 한국씨티은행이 도입하면 빠르게 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대출영업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수익성 강화를 위해 비이자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 인상도 이런 방안의 하나지만 인상보단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의 정상화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자동화기기(ATM)수수료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7일부터 ATM을 이용한 출금ㆍ송금 수수료를 200~250원 인상할 방침이다. 영업시간 중 우리은행 ATM으로 타 은행 계좌에 10만원 이상 이체할 경우 수수료는 기존 750원에서 1000원으로 250원 인상된다.

다른 은행 ATM에서 우리은행 카드로 영업시간 외 출금할 경우 기존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다. 또 하루에 ATM으로 동일 계좌에서 2회 이상 돈을 인출할 경우 2회부터 수수료가 800원이 붙는다. 기존 수수료는 600원이었다.

앞서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IBK기업 등 대형 은행을 비롯해 광주ㆍ대구 등 지방은행들도 자동화기기 이용 관련 수수료를 모두 인상한 바 있다.

은행들은 자동화기기 운영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014년 기준 17개 은행의 ATM 운영 손실은 1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화기기 한 대당 1000만원 정도의 설치 비용이 들고 일부 도서 지역의 경우 유지비가 연 1500만원에 달하는 기기도 있다”며 “2011년 이후 유지된 현 수수료 체계에서는 운영비 보전도 어렵다”고 전했다.

수수료 인상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7개 국내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3조 3761억원에 달했다. 6대(신한, KB국민, 우리,KEB하나,NH농협, IBK기업)은행의 수수료 수입을 보면 2013년 4조5479억원에서 2014년 4조5330억원으로 줄었지만 2015년 4조9227억원으로 4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엔 2조5000억원을 넘어서 연내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 반발도 커지고 있다.

해외진출이나 투자 다변화보다 수수료 인상이란 쉬운 카드로 수입확대에 나서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들도 수수료 원가를 공개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수수료 인상 움직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들이 원가 미만으로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 개념이 모호하다”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