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존중·공존 강조한 시진핑 발언 뒷받침한 후속 메시지로 평가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 관영매체가 양국 기업의 상대국 시장 진출과 협력 사례를 집중 조명하며 두 나라가 시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의 갈등 관리와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기업 간 교류 사례를 앞세워 ‘미중 경제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25일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시험하는 한편 미국 기업들도 중국 내 연구·개발(R&D)과 생산 현지화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미국 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양자택일식 제로섬 게임에 직면해 있지 않다”며 협력을 강화할 경우 보다 완전하고 상호보완적인 산업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비중 있게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영지 가운데 주로 외신을 상대로 외교·안보 현안에서 정부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기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4일(현지시간) 워싱턴 정상회담 직후 게재된 것으로, 양국 협력 필요성을 피력한 시진핑 주석의 회담 발언을 뒷받침하는 후속 메시지로 평가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선전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업체 마인드레이를 소개했다.
마인드레이가 개발한 현장진단(POC)용 초음파 장비 ‘TEX20’ 시리즈는 최근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프레즈노 임상기술·시뮬레이션센터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에는 심장 영상 등에 활용되는 인공지능(AI) 보조 기능이 탑재됐다.
소비재 시장에서의 약진에도 주목했다. 중국 패션 브랜드 어반리비보가 지난 2월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캐릭터 인형 ‘라부부’로 유명한 중국 팝마트의 지난해 미주 지역 매출이 68억위안(약 1조3천억원)을 웃돌아 전년 대비 748.4% 증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팝마트의 미주 지역 오프라인 매장 수는 2024년 말 22개에서 지난해 64개로 늘었다.
미국 업체들의 중국 현지화가 적극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신문은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GE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중국 톈진에 새로운 R&D센터를 열었다. 이 시설은 미국 외 지역에 위치한 GE헬스케어의 유일한 시스템급 자기공명영상(MRI) 연구기지다.
지난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의료기기박람회에서 GE헬스케어가 선보인 50여개 제품 가운데 60% 이상이 중국 R&D팀이 개발한 것이며, 95%는 중국에서 생산됐다.
또한 미국 생활용품 업체 킴벌리클라크는 올해 난징 공장에 자동화 생산라인 6개를 추가했다. 이 공장은 연간 약 55억개의 기저귀를 생산해 중국뿐 아니라 한국,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등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골프 브랜드 말본은 선전에 디자인·크리에이티브 조직을 세워 중국 공급업체 및 소비자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짚었다.
신문은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남중국지부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 조사 대상 기업의 45%가 중국을 전 세계 투자 대상 가운데 최우선 순위로 꼽았고, 75%는 올해 중국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글로벌타임스는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3M이 지난달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공동 연구소를 출범시켰고,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는 광저우 화물 분류센터에 중국 로봇업체 및 엔지니어들과 공동으로 최적화한 AI 기반 로봇 분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국에서 검증한 이 시스템은 이후 다른 시장으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쑹궈유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경쟁은 시장경제의 정상적인 모습”이라며 규칙 기반의 경쟁은 양국 기업의 혁신과 경영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는 11월 10일 만료 예정이던 ‘무역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합의해 고율 관세 재부과 등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할 위험을 일단 낮춘 상태다.
중국 측은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mokiy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