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지난달 14일 직권면직처분 취소 판결로 바로잡아

임용 5개월 만에 정책지원담당관 직권면직 시켜 … 법원 “객관적·합리적 근거 없어”, “비례 원칙 위반”...직근상급자의 인사위원회 참여도 “지방공무원법 절차 위반”

서울시의회 본관
서울시의회 본관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행정법원 제4부는 지난달 14일 서울시의회사무처 4급 간부인 A씨가 서울시의회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권면직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서울시의회가 2024년 12월 11일 A씨에게 한 직권면직 처분을 취소, 소송비용 역시 피고인 서울시의회가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A씨는 서울특별시의회가 2024년 5월 공개 모집한 정책지원담당관에 지원해 정식 절차를 거쳐 2024년 7월 1일 임용됐다. 임용기간은 2026년 6월 30일까지로 2년이 보장된 자리였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불과 약 5개월 뒤인 2024년 12월 11일, 조직개편을 이유로 A씨를 직권면직했다.

법원 “직권면직의 객관적·합리적 근거가 없다”

법원은 서울시의회가 정책지원관을 전문위원실로 전보하고 정책지원담당관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A씨를 임용기간 중 직권면직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서울시의회가 A씨를 임용하기 전부터 정책지원관의 배치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지원담당관을 공개모집해 임용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서울시의회가 이미 알고 있던 조직개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개모집을 통해 직원을 임용한 뒤 불과 몇 달 만에 그 조직개편을 이유로 임용된 사람을 내보낸 셈이다.

또, 법원은 새로 만들어진 현장민원담당관 업무 역시 기존 정책지원담당관 업무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조직개편으로 얻는 공익보다 직권면직으로 인해 A씨가 입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직권면직 처분은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며,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명확히 판단했다.

“직근상급자가 면직 대상자 심의에 참여”…절차적 위법까지 확인

직권면직 절차 자체에서도 법 위반이 확인됐다. 법원은 A씨의 직근상급자인 사무처장이 직권면직 기준과 대상자 선정에 관한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심의·의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회의에서 직권면직 대상자는 A씨 1명뿐이었고, 사실상 A씨의 직권면직을 전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직근상급자에게 제척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그가 인사위원회에 관여한 것은 지방공무원법 제10조의2 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A씨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용됐고 특별한 징계 사유도, 현저히 불량한 근무실적도 없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럼에도 임용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직권면직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는 것.

공공기관이 한 사람을 채용할 때는 그 사람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임용기간이 정해진 공직에 공개모집을 통해 임용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신뢰와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A씨가 주장했다.

그런데 서울시의회는 스스로 공개모집해 임용한 직원을 불과 몇 달 만에 내보냈고, 결국 법원에서 그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서울시의회가 행한 처분에 대해 법원이 객관적·합리적 근거가 없고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명확히 판단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유기훈 의원(도봉구 제3선거구)이 지난 7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운영위원회 서울시의회 사무처 업무보고에서 “정책지원담당관의 임기 중 면직과 관련한 1심 법원 판단을 지적하고, 서울시의회가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8월 28일자 M일보 보도를 언급, 2년의 임용기간이 있었던 정책지원담당관이 5개월 만에 면직된 사안에 대해 법원이 직위 폐지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점을 지적하고 서울시의회의 향후 대응을 질의했다.


seouldream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