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맞춤형 AI 추론칩 공동 개발…10년간 최대 600억달러 구매 연계
아마존에 최대 2500만주 신주인수권 ‘행사 시 약 5조4000억원’
퀄컴, 2029년 데이터센터 매출 150억달러 목표…주가 장 초반 9% 급등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스마트폰용 반도체 강자인 퀄컴이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최대 6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동맹을 맺었다. 모바일 시장에서 축적한 전력 효율 기술을 데이터센터로 확장해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에는 구매 실적에 따라 최대 2500만주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퀄컴은 AWS와 여러 세대에 걸친 맞춤형 AI 추론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다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AI 대역폭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효율성이 높은 고성능 칩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에서 퀄컴은 모바일용 반도체 분야에서 쌓아온 전력 효율 기술과 칩 설계를 담당한다. AWS는 아마존 베드록 등 AI 인프라를 제공한다. 양사는 높은 대역폭을 지원하는 초고속 광학 연결 솔루션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활용하는 추론 수요가 커지면서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까지 함께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가 가속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더 높은 성능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연산과 연결성 양쪽 모두에서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며 “퀄컴은 전력 효율적인 컴퓨팅 분야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선도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성능을 제공하고 차세대 AI 인프라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는 아마존의 구매액과 연동된 지분 인센티브도 포함됐다. 퀄컴은 아마존이 서버 칩과 기술, 서비스 등을 구매하는 액수에 따라 주당 161.26달러를 고정 행사 가격으로 하는 보통주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우선 375만주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고, 아마존의 구매액이 향후 10년간 최대 600억달러에 도달하면 발행 총량이 2500만주까지 늘어나는 구조다. 아마존이 신주인수권을 모두 취득해 행사할 경우 행사대금은 약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신주인수권은 아마존이 퀄컴에 지급하는 구매대금과는 별개이며, 실제 취득과 행사는 계약상 조건 충족 여부에 달려 있다.
퀄컴의 이번 행보는 스마트폰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려는 다각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퀄컴은 그동안 모바일용 칩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애플이 자체 스마트폰·통신 칩 개발을 확대하고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자체 엑시노스 칩을 탑재하는 비율을 늘리면서 기존 시장에서 경쟁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퀄컴은 전력 효율 기술을 앞세워 AI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고, 데이터센터 매출을 2029년까지 15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강점을 보인 저전력 설계 역량을 대규모 AI 연산에 적용해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AI 업계에서는 대규모 칩 구매 계약과 지분 인센티브를 결합하는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 AMD는 지난해 10월 오픈AI의 칩 구매액에 따라 자사 지분 최대 10%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마벨 테크놀로지가 구글에 최대 122억달러 규모의 지분 인수권을 넘겨줬다.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반도체 공급업체와 대형 고객사가 장기 구매와 지분을 통해 이해관계를 묶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시장도 퀄컴의 AI 사업 확대에 반응했다. 협업 소식이 알려진 이날 퀄컴 주가는 개장 초반 9% 가까이 급등했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해 미 동부시간 오후 1시20분 현재 전일 종가 대비 3.8% 오른 175달러선을 오르내렸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