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열 4위 왕후닝 공개 경고
“외부세력 간섭 반대” 美 겨냥
시진핑도 트럼프에 대만 문제 강조
“美, 대만독립 반대 입장 견지해야”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중국 지도부가 대만 문제에 대한 ‘레드라인’을 다시 공개적으로 못 박았다. 중국의 대만 정책을 총괄하는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겠다”며 외부 세력의 개입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대만 독립 반대’를 요구한 데 이어 중국 지도부가 대만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서열 4위인 왕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7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왕 주석은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정협 주석으로 중국의 대만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왕 주석은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 방략을 깊이 관철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각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합의를 의미한다. 중국은 양안 관계의 정치적 기반으로 92공식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왕 주석은 이어 “양안 교류·협력과 융합 발전을 심화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며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할 것”이라며 “조국 통일 대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 세력의 간섭 반대’는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주석의 발언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국가 통일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한다는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에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이자 ‘레드라인’으로 규정해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무역과 관세, 첨단기술 등 양국 간 경제 현안과 별개로 대만 문제에 대한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정상회담에 이어 대만 정책을 총괄하는 왕 주석까지 ‘독립 세력 타격’과 ‘외부 세력 간섭 반대’를 공개적으로 강조하면서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대만 문제에서는 기존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주석은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서도 기존 통치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일국양제’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마카오’ 원칙을 강조하며 “홍콩·마카오의 법에 따른 통치 역량을 높이고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콩과 마카오가 “국가 발전의 큰 틀에 더 잘 융합하고 기여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