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계약연장 요구에 ‘불가’ 원칙 재확인

오세훈 “다음 무주택 시민 기회로 이어져야”

만기 물량은 청년·신혼부부 등에 공급

시민 73.9% “20년 만기 후 퇴거 찬성”

서울시청. [서울시 제공]
서울시청.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서울시가 내년 20년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전세주택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총9300호를 순차적으로 반환받아 신규 입주민에게 재공급한다. 최근 논란이 됐던 일부 기존 입주민들의 계약연장 및 분양전환 요구에 대해 ‘불가’ 원칙을 재확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그렇게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하고 장기전세주택이 서울시민의 희망의 주거사다리로 자리 잡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유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약 12%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약3만8296호가 공급됐다. 현재 거주 세대의 평균 거주기간은 약 10년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최근 송파구, 강동구 일대 일부 장기전세주택 단지 입주민들이 재계약 보장 등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재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최장 20년 거주·분양전환 불가’는 2007년 최초 공고에서부터 명시한 기본 조건”이라며 “만기 가구에는 여건에 맞는 다른 공공임대주택을 연계하고 자치구 주거안심종합센터 등을 통해 이주 상담과 금융지원 정보도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에서도 장기전세주택의 주거사다리 기능과 20년 만기 순환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됐다고 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20년 만기 거주자의 퇴거에는 73.9%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이유는 ▷계약대로 원칙을 지켜야 해서(37.2%) ▷공공임대의 본래 목적이 영구 거주가 아니라 자립 지원이므로(37.1%) 등이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서울시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입주·퇴거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장기전세주택이 시세보다 낮은 주거비로 무주택 시민의 실질적인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올해 9월 기준 퇴거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 6개월로 상당수 가구가 안정적인 거주기간 동안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저축과 청약을 준비한 뒤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등 다음 주거단계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집계 결과 이달 기준 계약기간 만료 전 퇴거 가구는 1만5529가구로,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에 달한다. 이 중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한 자발적인 퇴거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과 인근 단지 평균 전세 시세의 차이를 합산한 보증금 절감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시세와의 차액만큼 대출 부담을 줄이거나 저축과 청약에 활용할 여력이 생긴 셈”이라고 효과를 강조했다.

실제 2022년 SH 패널조사에서 장기전세주택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하고 있었으며 청약통장 보유율도 83.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구로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 김씨는 입주 뒤 16년간 안정적으로 두 자녀를 키우며 저축을 늘렸고 3기 신도시 청약에 당첨된 경험을 나눴다. 김씨는 “저렴한 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저축해 내 집을 장만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