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해고됐다가 소송 다투며 다시 복직

회사 측 또다시 해고…3번째 소송 제기

절차적·실체적 위법 주장했지만 기각

Gemin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Gemin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회사의 감사에게 “나이 처먹었으면 똑바로 하라”, “도둑놈 XX” 등 발언을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감사회의를 종료시킨 금융기관 전무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조직 질서를 훼손하고 직장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한 점이 고려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13부(부장 노진영)는 한 금융기관 전직 전무 A씨가 회사 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지난 7월초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임금 월 1억원 상당을 해고된 날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지급하라”고 주장했지만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11월~2023년 3월 사이 이미 두 번의 해고와 두 번의 복직을 경험했다.

정기감사에서 회사 윤리강령을 어기고, 업무용 부동산을 부적절하게 취득하는 등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에 대해 소송으로 다퉜고, 법원은 두 차례 모두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A씨에 대한 해고가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어 회피 의무가 있는 위원들이 징계 의결에 참여하는 등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과거 법원 판결에 따라 사측은 A씨에게 복직명령을 내렸는데, 그러면서도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징계 예정이라는 이유였다.

회사 측은 지난해 8월 이사회를 열어 A씨에게 세 번째 해고 통보를 했다. 이번엔 이사 7명 중 A씨에게 불공정한 의결을 내릴 만한 이사 4명이 퇴장한 채 3명의 전원 찬성으로 해고가 결정됐다.

그러자 A씨는 지난해 9월, 세 번째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번엔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이사 3인만 출석해 해고를 의결한 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고 주장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해당 이사회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이사 7명 중 4명이 퇴장한 것은 선행 판결에 따라 회피 의무를 다 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사 7명 전원이 출석해 의사정족수인 과반수 출석 요구를 충족한 이상 이사회 결의는 적법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실체적 징계사유도 존재한다고 판단됐다.

A씨는 지난 2022년 5월, 감사가 아닌데도 감사 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제대로 하고 나이 처먹었으면 똑바로 하라고”, “순 도둑놈 XX” 등 폭언 및 욕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다음부터 감사 안 나와도 된다”, “감사 끝났다”라고 하며 감사 회의를 종료시켰다.

그런가 하면 임원 보궐 선거가 열렸을 때 부당하게 감사들이 투표에 참여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다른 직원들에게 수차례 폭언 및 욕설을 한 점 등도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감사 회의 및 이사회 진행을 방해하거나 영향을 미칠 의도는 없었다”며 “의결 결과 등에 대해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의 행위로 인해 회의에 소란이 발생하고 실제 회의가 중단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행위는 그 자체로 직장 내 조직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직장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며 “인사규정에 어긋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징계수위도 적절하다고 판단됐다. 법원은 “과거에도 A씨가 폭언 등 동일한 징계사유로 견책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위의 정도가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다”며 “고의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해고 처분은 내부 징계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항소해 2심이 광주고법에 계류 중이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