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향 일부 농가 비료 성분별 70% 이상↓…멜론도 30~54% 절감

복분자 첫해 82% 줄여…인삼 시험구 생산량은 관행재배의 3.8배

기술이전 거쳐 제품화…2022년 이후 관련 제품 매출 약 20억원

미생물비료 ‘슈퍼 퍼틀라이져’ 제품(왼쪽)과 미생물비료를 활용한 만감류 레드향 재배 매뉴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제공]
미생물비료 ‘슈퍼 퍼틀라이져’ 제품(왼쪽)과 미생물비료를 활용한 만감류 레드향 재배 매뉴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미생물을 활용해 작물 생육을 촉진하면서 화학비료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주 레드향 농가에서는 일부 화학비료 성분 사용량이 권장량보다 70% 이상 줄었고, 고창 복분자 재배 첫해에는 약 82%의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한 연구개발을 통해 작물 생육촉진용 미생물비료를 개발하고 제주 만감류 농가 등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농식품부의 ‘기술사업화지원사업’을 통해 전남대학교 정우진·김길용 교수 연구팀이 엠씨바이오텍, 고창군농업기술센터 등과 2022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수행한 내생포자 기반 작물 생육촉진용 미생물비료 개발 연구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내생포자 형성 미생물인 ‘Bacillus subtilis PE7’과 ‘Bacillus velezensis CE100’ 등을 활용해 미생물비료를 개발했다. 안정적으로 미생물 포자를 생산할 수 있는 대량생산 공정도 확립했다.

특히 일반적인 미생물 제품을 물에 희석해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농가가 분말 1~2킬로그램(kg)을 직접 배양해 약 1000리터(L)의 미생물비료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제주 레드향을 비롯해 멜론·인삼·복분자 등 다양한 작물에서 현장실증을 진행했다. 제주 레드향 시설재배 농가의 2022~2024년 화학비료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질소(N)·인산(P)·칼륨(K) 사용량이 농업기술원 추천량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일부 농가에서는 성분별 화학비료 사용량이 추천량보다 70% 이상 줄었다.

고창지역 멜론 시설재배에서는 화학비료 사용량이 약 30~54% 감소했다. 복분자는 재배 첫해 약 82%를 절감했다. 인삼의 경우 미생물비료를 사용한 시험구의 생산량이 관행 재배구보다 3.8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 성과는 기술이전과 제품화로도 이어졌다. 전남대는 두 미생물을 기반으로 개발한 작물 생육촉진 기술을 공동연구기관인 엠씨바이오텍에 이전했다. 엠씨바이오텍은 생산공정을 구축해 미생물비료 ‘슈퍼 퍼틀라이져’와 ‘슈퍼바이오’를 제품화했다. 해당 제품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만감류와 멜론 등에 미생물비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재배 매뉴얼도 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제주지역 농업기술원·농업기술센터·농협 등 7곳에서 농업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연구 성과와 활용 방법을 공유했다.

박홍재 농기평 원장은 “이번 성과는 미생물을 활용해 화학비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실제 농업 현장에서 확인하고, 기술이전과 제품화·농가 보급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농업인의 생산비 부담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농업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농식품 연구개발(R&D)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