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대만 노조, 파업 설문 실시
조합원 80% 이상 파업에 찬성
“韓 메모리사와 임금 격차 벌어져”
마이크론 “10월 역대 최대 성과급 발표”
대만 정부도 전담자 지정해 예의주시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노동조합이 성과급 제도 개편과 이익 배분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를 거론하며, 올해는 직원 1인당 약 7년치 월급에 달하는 일회성 성과급을 지급하고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올해 마이크론의 예상 영업이익을 단순 적용하면 15%는 약 20조원에 달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타오위안과 타이중 마이크론 공장 노동자를 대표하는 2개 노조는 지난달 자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합원의 80% 이상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두 노조 조합원은 1만명에 육박한다. 타오위안과 타이중에서 근무하는 마이크론 직원 1만5000명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 조사는 노조 내부의 예비 설문 조사로 정식 파업 찬반 투표는 아니다.
다만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은 마이크론의 최대 생산 거점으로,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고 있다.
노조는 2026회계연도에 기존 성과급과 별도로 직원 1명당 월급 83개월분에 해당하는 일회성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일반 엔지니어 기준으로 1인당 대략 2억원 안팎을 일회성으로 지급해달라는 것이다.
2027회계연도부터는 현 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연 1회 지급이 아닌 분기마다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마이크론의 영업이익은 약 970억달러(약 134조원)로 예상된다. 단순 환산하면 영업이익의 약 15%는 145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2026회계연도는 이달 3일 종료된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한 배경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 성과급 재원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마이크론 노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공유형 성과급 제도를 거론하며 “마이크론 직원과 한국 반도체 기업 직원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론의 현행 성과급 제도는 회사 수익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산정 방식도 불투명하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이번 파업 예고는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메모리 업체의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올해 3~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한 414억6000만달러(약 57조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53% 폭증했다.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마이크론 대만 법인도 진화에 나섰다. 사측은 “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공헌이 마이크론 성공의 핵심 기반”이라며 올해 회사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급(IPP)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IPP 지급 방안은 오는 10월 발표한다.
이어 “기존 소통 채널을 통해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관련 법적 절차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도 중재에 나섰다. 대만 중부 타이완 과학단지 관리국(CTSP)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마이크론 노조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담당자를 배치했다.
관리국은 “파업은 직원들의 생계와 회사 운영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공급망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노조에 ‘노사분쟁처리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관리국은 노사 양측과 긴밀하게 연락을 유지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노사 협의나 분쟁 조정 절차도 가동할 방침이다.
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