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활용, 1석3조 다중포석
①파운드리 공정 다변화
②생산 속도 제고 및 비용 절감
③美 현지화 박차
이석희 전 대표 인텔 합류 계기 접점 확대
‘적자’ 인텔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 시급
美 인디애나팹 양산 시점 맞춰 현지 공급망 강화
[헤럴드경제=이정완·박지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데이터 통로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베이스 다이(Base Die)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대만 TSMC에 집중됐던 파운드리 공정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인텔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파운드리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양측의 접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본지 8월 31일자 <[단독] SK하이닉스, 차세대 HBM ‘베이스 다이’ 인텔에도 맡긴다> 참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AI 가속기와 HPC(고성능컴퓨팅)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병목 현상에 처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파운드리를 멀티벤더로 삼아 생산 속도를 앞당기고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관측이다. 장기적으론 패키징 분야에서 협업을 노리고 있다.
더불어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짓고 있는 첨단 패키징 팹과 맞물려 미국 현지화 전략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팹(반도체 생산시설)을 파운드리 선단공정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르면 7세대 HBM인 HBM4E부터 인텔에 베이스 다이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BM이 고도화될 수록 전체 성능에서 베이스 다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4부터 TSMC의 초미세 선단공정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HBM을 생산한다.
하지만 단일 벤더 체제에선 가격 협상력에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HBM4E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베이스 다이에 TSMC의 3나노급 선단공정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TSMC는 2027년부터 7나노 이하 첨단공정과 12·16·28나노 등 일부 공정의 가격을 5~10%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TSMC가 직면한 생산능력 부족도 멀티 벤더를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AI·HPC 수요로 사실상 생산 포화상태가 이어지면서 향후 추가 물량 확보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텔 입장에서도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실적 반등을 이끌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 인텔은 파운드리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1.8나노(nm)급 최선단 18A 공정을 앞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선 외부 대형 고객 확보가 시급하다. 지난 2분기 파운드리 매출 58억 달러 중 외부 고객 매출은 5%인 2억9300만달러에 불과했다.
특히 공정 안정화를 위해 지난 6월 인텔은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인텔 출신인 이 전 대표는 다시 인텔로 돌아가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을 맡는다.
립부탄 인텔 CEO(최고경영자)도 이 수석부사장의 영입의 의미를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탄 CEO가 “최근 SK하이닉스 대표이사였던 이석희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며 “연산과 메모리를 통합하는 방안과 적층 기술, 메모리 활용도와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 파운드리를 통해 SK하이닉스가 강조하고 있는 미국 내 AI 공급망 구축에 더욱 속도가 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팹 기공식을 개최하며 현지 AI 메모리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2029년 하반기부터 이 공장에서 차세대 HBM 양산에 돌입한다.
이 자리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한미 양국의 HBM 생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곽 대표는 “2030년에는 한국에서 생산된 첨단 HBM 웨이퍼가 이곳 인디애나로 운송돼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과정을 거친 뒤 고객들에게 공급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을 완전히 통합한 생산 시스템이 이곳에서 가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eongwan@heraldcorp.com
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