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美대사 “하나의 중국 정책 그대로”
대만관계법·3대 공동성명·6대 보장 재확인
시진핑 ‘독립 반대’ 요구 뒤 변경 우려 진화
대만대표 “한미일도 대만해협 안정 지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 반대’를 요구한 가운데 미국이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존의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중국이 요구하는 ‘반대한다’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드 퍼듀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금까지 본 누구보다도 대만 문제에 단호하다”며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바뀌지 않았음을 아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퍼듀 대사는 “우리는 대만관계법과 3대 공동성명, 6대 보장을 지지한다”며 “우리의 지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의 강압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할 근거를 담고 있다. 3대 공동성명과 6대 보장 역시 미중 수교 이후 미국의 대만 정책을 구성해온 핵심 원칙이다.
퍼듀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미국은 대만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무기를 판매한다면서 중국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만 정책이 중국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진화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온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로 바꿀 것을 압박하고 있다. 단어 하나의 차이지만 미국이 대만의 향후 정치적 선택에 대해 보다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하는 것이어서 미중 간 민감한 외교 쟁점으로 꼽힌다.
시 주석이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보다 요구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퍼듀 대사는 기존 원칙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책 변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대만 측에서도 같은 메시지가 나왔다. 알렉산더 유이 미국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이번 시 주석의 미국 방문 기간 미국은 대만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아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유이 대표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국·일본 외교장관과 만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고 강압에 반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만의 의미 있는 국제기구 참여에 대해서도 한미일이 지지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당시 미국과 함께 싸운 중국은 현재 대만으로 이어진 중화민국이었다며 “공산당 정부는 1949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생겼고 몇 년 뒤 한국전쟁에서는 미군과 싸우며 미군 병사들을 살해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직접 통화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유이 대표는 미국과 대만 양측이 “솔직하고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