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가보니
담당자 “AI로 문제 해결한 경험 중요”
AI활용 어필하되, 자소서 AI의존 지양
‘직무 구체화’ 위한 활동경험 강조해야
은행권 채용에서 ‘인공지능(AI) 활용 경험’이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 올랐다.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안다고 강조하기보다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업무 효율을 높인 구체적인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채용 담당자들의 조언이다. 다만 자기소개서 작성 자체를 AI에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KB국민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 채용 담당자들이 참석해 금융권 취업 전략을 소개했다.
한 채용 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AI를 잘 쓴다고 적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AI를 도구 삼아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써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KB국민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 채용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AI 활용 능력을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AI 활용 능력’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 활용 역량은 단순한 기술 이해가 아니라 AI를 도구로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업무를 효율화·자동화한 경험과 그 과정에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사례를 자기소개서에 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31일까지 ‘AI 네이티브 서비스 기획자’ 채용연계형 인턴을 모집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도 “평소 반복적으로 하던 일을 AI나 다른 도구로 효율화한 사례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며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해결 방법을 선택해 무슨 결과를 얻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권의 망분리 규제로 사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AI 경험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업무를 효율화하는 방식과 사고 자체가 중요하다”며 “금융권의 업무 방식도 변하고 있는 만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본 경험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AI로 자기소개서를 대신 작성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자기소개서만 봐도 생성형 AI를 활용했는지 알 수 있다”며 “표현을 다듬는 도구로 쓰는 것은 좋지만 지원자 자신을 AI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접에서는 문제를 왜 문제라고 판단했는지, 해결 과정에서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를 깊이 묻는다”며 “AI가 서류를 대신 쓰면 지원자 본인의 생각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 신(新)트렌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강민혁 잡드림연구소 대표는 금융권이 선호하는 인재상의 핵심 키워드로 ▷신뢰 ▷AI ▷금융 전문성 ▷협업을 꼽았다. 강 대표는 “AI 리터러시를 우대한다는 것은 기존의 핵심 역량에 AI 활용 능력까지 보강하라는 의미”라며 “금융공공기관까지 AI 전환이 확산하고 있어 관련 경험을 설명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원 직무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전반에 관심이 있다는 데 그치지 말고 어떤 직무에서 성장하고 싶은지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세부 직무별로 채용하는 만큼 해당 직무에 관심을 갖고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공채의 가장 큰 문턱은 서류와 필기전형이기 때문에 ‘기회만 온다면 바로 뚫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소에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행사장에서는 AI 활용 능력과 금융상품 기획, 금융 세일즈 등을 체험하는 직무 부스와 금융회사별 모의면접도 운영됐다. 모의면접 우수자로 선발된 참가자에게는 향후 해당 금융회사 채용에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모의면접 참가자들이 몰렸다. 1차 서류 제출 통과자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5분간 면접을 진행해 우수 면접자를 선발하는데, 9월 발표를 통해 선정 사실을 알리며 이들에게는 향후 채용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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