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결혼을 약속하고 10개월간 교제한 남성이 알고 보니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30대 여성이 졸지에 상간녀가 됐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더욱이 남자친구는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이혼을 준비중”이라고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후반 여성 A씨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하고 자녀 계획까지 세웠다.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많아 교제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에 대한 대화가 오갔고, 남자친구는 A씨의 가족과 친척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A씨 친구의 결혼식에도 함께 참석하는 등 사실상 예비부부처럼 지냈다.
더욱이 남자친구는 A씨 부모님의 생일까지 챙기고 어버이날에는 직접 꽃을 사오기도 했다.
이에 A씨 어머니는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다”며 그를 각별히 아꼈고, A씨도 남자친구와 결혼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 A씨를 소개하지 않고 자꾸만 만남을 미뤘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가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한 뒤 연락이 끊겼고, 며칠 동안 연락이 닿지 않자 A씨는 직접 남자친구의 아파트로 찾아갔다.
주차장에는 남자친구의 차량이 있었는데, 바로 옆에 세워진 차량에 적힌 연락처의 뒷자리가 남자친구의 휴대전화 번호와 같았다고 한다.
이상한 느낌에 차량 내부를 들여다본 A씨는 유아용 카시트를 발견했고, 차량 안에는 남자친구와 한 여성, 아이가 함께 찍힌 가족사진이 있어 충격을 받았다.
A씨는 “차를 봤는데 카시트가 있었다”며 “너무 무서워서 그냥 집에 왔다. 저를 속였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때까지도 아닐 거라고 믿고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며칠 뒤 A씨가 직접 남자친구를 만나 추궁하자 그는 결국 자신이 유부남이며, 아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까지 보였다.
남자친구는 “계속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게 아니었다면 어떻게 너와 함께 다니고 부모님께 인사까지 드릴 수 있었겠느냐. 곧 이혼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남자친구의 아내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는데 “이혼을 준비중”이라는 말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남자친구의 아내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남자친구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결혼을 꿈꿨는데, 결과적으로 남의 가정을 파탄 낸 ‘상간녀’처럼 된 상황이 너무 괴롭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손수호 변호사는 “사기죄는 재산 범죄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혼이라고 속인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다만 미혼이라고 속여 재산상 이익이나 재물을 얻어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분을 속인 채 교제해 정신적 피해를 준 경우에는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또 “A씨가 향후 남자친구의 아내로부터 상간 소송을 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남자친구의 혼인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나 대화 내용 가운데 제보자가 남자친구를 미혼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담긴 자료를 반드시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며 “상간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이를 통해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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