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공소사실 모두 인정
피해자 7명에 4900만원 형사공탁
피해자 측 합의 거부하며 엄벌 촉구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동료 여성 7명의 얼굴을 이용해 1100건이 넘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유학생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3일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5단독 권소영 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상습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인 유학생 이모(30)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이씨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약 6개월간 딥페이크 합성물 1141개를 제작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휴대전화·노트북 몰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요청했다.
피해자 측은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5명의 법률대리인은 “피해자들은 지금까지도 공포와 트라우마에 휩싸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합의할 의사도, 공탁금을 회수할 의사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면 피의자 측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제작물이 외부로 유포되지 않은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제작한 이미지가 제삼자에게 전송되거나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유출된 사실이 없고 처음부터 그런 목적으로 제작한 것도 아니었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돼 피해가 확산한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피해자 7명에게 각각 700만원씩 총 4900만원을 배상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에게 직접 접촉하는 것은 2차 가해 우려가 있어 변호인을 통해 사죄 의사를 밝혀왔다”며 “피고인은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이 사건으로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퇴학돼 학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탁만으로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 보상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딥페이크 영상과 사진이 담긴 CD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사건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 방청객을 퇴정시킨 뒤 비공개로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약 10여분간 증거를 확인한 재판부는 추가 심리 없이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 달 10일 오전 10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6개월간 같은 대학원 연구실에서 생활하던 동료 등 여성 7명의 얼굴을 성적인 영상과 사진에 합성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지난 4월 피해자 중 한 명이 이씨의 컴퓨터에서 자기 얼굴이 합성된 사진 등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는 이씨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그록’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검색한 기록도 확인됐다.
jookapook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