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명 주주 지켜본 마지막 주총

주주 찬성으로 합병계약 승인안 가결

38년 색동날개, 통합 마지막 관문 넘어

“5년 넘게 이어온 기나긴 여정”

“직원 화합·고객 혼선 최소화에 집중”

12월 대한항공과 하나로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38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통합 대한항공’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주주들은 단 10분 만에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이어간다.

아시아나항공은 12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동 지하 1층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장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주총을 지켜보기 위해 180여 명의 주주가 몰려들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총에 올라온 안건은 단 하나였다.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 대한항공에 흡수합병돼 독립 법인으로서의 역사를 마무리하는 안건을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이 직접 결정하는 자리였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2020년 11월부터 시작돼 5년 넘게 이어온 기나긴 여정이었다”며 “오는 12월 17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메가 캐리어로서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주총 의결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위한 제반 사항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동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동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송 대표는 또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고유가, 고환율 등 부정적인 외부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많은 어려움과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하나돼 성공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으로서의 마지막 여정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과정에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고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주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주주들이 찍은 마지막 도장…합병안 99% 찬성

이날 합병계약 승인안은 찬성률 99.33%로 가결됐다. 합병안은 주총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 원안대로 승인됐다.

오전 9시 10분 송 대표가 합병안 가결을 선언하자, 주주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한 주주는 “이번 합병으로 양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돼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사는 지난 5월 1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이튿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합병이 소규모합병에 해당해 별도의 주주총회 없이 이날 이사회 결의로 합병을 승인했다.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이번 주총으로 큰 고비를 넘었지만, 통합 대한항공의 공식 출범까지는 약 4개월간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합병비율은 대한항공 1주 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주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계속 보유한 주주는 오는 12월 15일을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1주당 대한항공 주식 0.2736432주를 받는다.

합병에 반대하는 아시아나항공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한 주식매수 예정가격은 1주당 7030원이며, 행사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오는 12월 14일부터 거래가 정지된다. 12월 16일 합병기일을 거쳐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며, 대한항공 합병신주는 내년 1월 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38년 주요 연혁
아시아나항공 38년 주요 연혁

1988년 출범…38년 ‘색동날개’ 역사도 종착지로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2월 17일 설립됐다. 1999년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데 이어 2008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며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대형항공사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여객기 68대를 운영하며 국내 6개 도시와 해외 22개국 53개 도시에 취항했다. 지난해 국내선 472만명, 국제선 1216만명을 실어 날랐다.

독립 경영의 전환점은 2020년 찾아왔다. 아시아나항공은 그해 11월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결정했다. 이듬해부터 국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가 이뤄졌고, 2024년 12월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은 같은 달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63.9%다.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따라 지난해 8월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을 물적분할해 에어제타에 넘겼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카고 중심으로 화물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임세준 기자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했고, 대한항공과의 연결 네트워크를 활용한 환승 수요 유치와 통합 운영을 통한 효율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여객·화물 서비스뿐 아니라 운항·객실·정비 기준, 마일리지 등 고객 프로그램과 IT 시스템까지 하나의 법인 체제로 묶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합병 이후에는 여객·화물·정비 전반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3000억원 이상의 합병 시너지를 예상하고 있다. 여객 부문에서는 중복 스케줄 조정과 환승 연결편 확대, 대한항공·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편입을 통한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화물에서는 전용 화물기와 벨리카고 네트워크 결합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대한항공 수준으로 정비 체계를 내재화할 경우 기재비·정비비 구조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송 대표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남은 4개월간의 과제로 직원 화합과 고객 불편 최소화를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준비해온 부분을 다시 한번 재점검하고 통합사가 출범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직원들과의 화합과 함께 고객들이 불편이나 혼선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