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에 온라인 커뮤니티 시끌
서울 아파트 매물 6일 만에 2000건 넘게 증가
1주택 비거주자 “실거주하겠다” 통보도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매도 여부를 고민하는 한편, 보유세가 수천만원 오르면 월세를 얼마나 올려야 하는가 등의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하고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반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임대차 계약 만료 후 직접 입주하겠다는 집주인도 나타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에 ‘보유세가 연간 수천만원 오르면 월세는 얼마나 받아야 하느냐’, ‘양도세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고민을 담은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갑자기 수천만원 오른 보유세를 임차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집주인만 부담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며 “결국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우려를 제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서울 월 1000만원 시대 오는 것 아니냐”, “급여는 안 오르는데 월세는 미국 뉴욕만큼 비싸길 수 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 밖에도 “은퇴 후 고가 주택 한 채 밖에 없는데 팔아야 하나” 등의 고민 상담 글도 쏟아졌다.
임대료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집주인이 주택을 매도하거나 직접 거주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어 임대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현장에서 집주인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고 전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집을 팔아야 하는지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온다”며 “장기간 한 채를 보유하면서 실거주해온 집주인들도 앞으로 보유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도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비거주 1주택자들의 불만이 특히 크다”며 “장기간 보유한 고령 1주택자들 사이에서도 집을 계속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연락해 가장 먼저 묻는 것이 반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임차인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직접 들어가 살겠다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보유세 등 주택 보유에 따른 비용이 늘어날 경우 임대료를 조정해 부담을 일부 상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세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집주인이 주택을 매도하거나 직접 거주를 선택하면 임대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물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6만409건에서 9일 6만2516건으로 2107건, 3.4% 늘었다. 특히 강남권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7630건에서 8098건으로 6.1%, 강남구는 9453건에서 9934건으로 5.0% 증가했다.
영등포구도 4.7% 늘었고 용산구 4.5%, 광진구 4.2% 등에서도 매물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물 증가가 당장 대규모 매도 행렬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제 세 부담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집주인들이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관망 단계라는 것이다.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