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환원 방안 마련할 것”

사상 최대 실적에도 구체안 없어 투자자 실망

과도한 환원보다 경쟁력 회복 우선 지적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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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전닉스의 역대급 실적에도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이 제시되지 않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분기 콘퍼런스콜 이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감지됐다. 양사가 2분기에도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콘퍼런스콜이 열린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3.12%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한때 19.61% 급락했다.

애플과 TSMC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과 비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환원 수준이 여전히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맞물리면서 자본배분 정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이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다양한 방식의 추가 주주환원을 검토 중이라고만 설명했다.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경기순환 위험을 관리하고 성장 이니셔티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계속 주력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로이터에 보낸 별도 성명에서 연말까지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주주환원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 최고 수준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투자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주주환원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주주환원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크고 적기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은 그동안 비교적 보수적으로 운영돼 왔다. 양사는 3년간 발생한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절반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하는 것을 주주환원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금배당에는 11조1079억원, 자사주매입으로는 8조1893억원을 투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현금배당에는 2조1000억원을, 자사주 소각에는 12조2000억원을 집행했다. 현금배당성향으로만 따지면 25.1%, 4.9%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분기마다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면서 양산의 연말 순현금(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금액)이 엔비디아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다 적극적 주주환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를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말 순현금은 각각 1641억달러(약 234조원), 993억달러(약 1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의 순현금을 합친 규모는 AI(인공지능)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의 1017억달러(약 145조원)를 두 배 이상 웃돈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미국 증시의 ‘M7’인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의 현금을 모두 합친 규모보다도 크다.

반면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잉여현금의 100% 환원을 약속했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말부터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잉여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 기록에 걸맞는 주주환원 청사진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경영진이 AI 호황의 지속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 향후 이익 전망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주주인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리처드 클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잉여현금흐름의 50% 안팎을 고수하면 비효율적인 재무제표로 귀결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현재 시장의 긴급성과 혼란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주환원 비율을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80%까지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을 넘어 임직원 성과보상 체계의 합리화 등 비용 구조와 경영 효율성 전반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회사가 벌어들인 잉여현금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주주의 권리”라며 “주식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 자본시장의 상식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액트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고 삼성전자의 임직원 성과급 문제와 약 45조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 경쟁력 회복이 선행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내부의 성과 배분은 가장 먼저 미래 경쟁력을 위한 재투자, 두 번째는 기업 성과에 기여한 근로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 세 번째가 위험자본을 공급한 주주에 대한 배당과 기업가치 제고 순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적 회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기업의 경쟁력 회복과 연결이 돼야 진짜 주주환원”이라며 “HBM 사업이나 파운드리에 대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주주가치 제고의 시작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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