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료 권리 무상 귀속 부당특약 설정 적발
요구 목적 기재한 서면 없이 기술자료 제출 요구
세라젬 “고객서비스와 무관…법률적 해석 차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안마의자 등 의료기기 제조업체 세라젬이 하도급업체로부터 확보한 금형 도면을 중국 계열사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세라젬의 부당특약 설정과 기술자료 유용 등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세라젬은 안마의자 등 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금형 제작을 중소 수급사업자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협력사가 작성한 금형도면 등 기술자료의 권리를 별도의 대가 없이 자사에 귀속시키는 내용의 계약 조항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런 약정이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취득한 기술자료의 권리를 원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귀속시켜 수급사업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부당특약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세라젬은 또 중국 계열사인 천진세라젬의료기계유한공사에 금형 도면을 제공하기 위해 수급사업자들에게 금형도면 33건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뒤 이 가운데 7건을 협력업체와 별도의 협의 없이 중국법인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세라젬이 모터 부품의 외형도와 사양서를 요청하면서도 요구 목적과 사용 범위 등을 기재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해 시정명령 대상에 포함했다.
기술자료 요구 서면은 기술자료 제공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유용을 예방하고, 권리·의무 관계와 비밀 유지 조치 등을 명확히 해 분쟁을 줄이기 위한 하도급법상 절차다.
공정위는 “생활가전 업계를 대상으로 한 직권조사 과정에서 부당특약과 기술자료 유용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며 “정당한 대가 없이 협력사의 기술자료를 원사업자 소유로 귀속시키는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근거로 기술자료를 요구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가 위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라젬은 이번 사안이 금형 도면의 법적 성격과 하도급법 적용 범위에 대한 공정위와 회사 간 법률적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안으로 피해를 입은 협력사나 소비자는 없으며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 고객 서비스와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의 과정에서 회사 입장을 충분히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정위 의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