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홍장원 비롯해 국정원 관계자 일부 기소 가닥

홍장원, 30일 특검팀에 ‘혐의 부인’ 3번째 의견서 제출

“‘새벽회의 결과’, ‘241204 회의 내용 hwp’ 내용 상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5월 경기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5월 경기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국정원) 1차장에 대해 기소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정치인 체포 지시를 폭로하며 진상규명과 수사에 불을 붙인 당사자에서 피의자 신분이 됐는데, 피고인이 될 위기에 놓였다. 홍 전 차장은 최근 특검팀에 “불리한 내용만 취사선택해 해석했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수사 중인 홍 전 차장을 다음 달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23일 활동을 마무리하기 전 홍 전 차장 등 국정원 관계자를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기소 대상 및 적용 혐의를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차장 측은 전날(30일) 혐의를 부인하는 의견서를 냈다.

홍 전 차장은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10시53분께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어, 돈이면 돈, 인원이면 인원,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물이다. 이후 해당 지시를 폭로해 주목받았다. 이재명 대통령 등 정치인 체포 명단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들었다며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검팀 출범 이후 입건되면서, 일종의 내부 고발자에서 수사 대상이 됐다.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 수사 때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는데 피의자가 된 것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홍 전 차장은 계엄 직후 조태용 전 국정원장 지시를 받아 본인 산하 해외 담당 부서를 통해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전달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계엄 직후 홍 전 차장이 부서장 회의를 주재하며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등과 연락 체계를 구축했다고도 의심한다.

특검팀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 정점으로 윤 전 대통령이 있으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정원과 외교부를 통해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우방국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국가안보실이 ‘우방국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한글로 작성된 ‘대외 설명자료’를 국정원에 전달했고, 홍 전 차장 산하 부서가 해당 문건 취지대로 주한 미국 CIA 책임자를 국정원에 불러 설명했다고 본다. 홍 전 차장이 모든 과정을 보고받고 재가했다는 것이 특검팀 시각이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달 2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달 2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홍 전 차장 측은 30일 특검팀에 제출한 세 번째 의견서를 통해, 비상계엄 당일 오후 11시57분께 윤 전 대통령 내지 계엄사령부가 당시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직접 계엄사무 이행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인지한 윤 전 대통령이 ‘검찰 후배’ 관계인 김 실장을 통해 계엄사무 이행을 시도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홍 전 차장 측은 ‘새벽회의 결과’에 “원장님은 우리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하면 될 것 같다고 하심”이라고 적혀있으면서도 “다만, 지금 당장 뭘 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답도 없음”이라고 적혀 계엄 선포에 대응해 국정원이 구체적 임무를 즉각 수행하도록 지시받은 사실이 없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1차장 산하 부서에 방첩사와의 콘택트포인트를 구축하라고 지시한 것 이외에도 안전 담당 부서장이 경찰과 콘택트포인트를 구축하라고 하는 등 홍 전 차장이 계엄에 구체적인 지시를 하고 진행도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홍 전 차장 측은 의견서를 통해 ‘241204 회의 내용 hwp’ 문건에는 ‘대테러 상황실 경찰 파견 문제 지지부진’으로 기재돼 실제로 홍 전 차장이 지적한 내용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있는 반면, ‘새벽회의 결과’ 문건에는 ‘경찰청 상황실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예방이 중요함’이라고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일한 회의 내용을 기재한 두 문건이 상반된 내용을 담는 사실 자체가 문건들이 피의자 본래 진술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이에 따르더라도 해당 문건이 유죄 인정을 위한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 측은 “동일한 회의 내용을 기재한 두 문건 간에도 상반된 내용이 확인된 상황에서, 특검이 의심하는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내용의 내용만을 선택적으로 채택해 내란 동조 의사를 입증 증거로 활용하면서, 반대 기재 내용은 무시하면 전체적인 맥락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차장 측은 무엇보다 “대통령 지시를 이행할 의사를 갖고 산하 부서장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지시를 했다면 대통령이 다른 정무직과는 달리 즉시 경질한 이유가 설명이 안 된다”라며 불기소 처분(혐의없음)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과 조 전 원장 등 당시 국정원 관계자 총 9명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과 홍 전 차장 측 등에 따르면 당일 오후 11시30분께 정무직(지휘부) 회의, 오후 11시50분께 1차장 산하 부서장 회의, 2024년 12월 4일 자정 홍 전 차장의 조 전 원장과의 독대, 같은 날 오전 1시35분께 홍 전 차장의 퇴근이 있었다.

특검팀은 국정원 내부 문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홍 전 차장이 내란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새벽회의 결과’와 ‘241204 회의 내용 hwp’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건들은 정무직 회의 등 이후 홍 전 차장급이 참여하지 않은 실무급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이 적힌 문건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와 국회 봉쇄 등에 관한 윤 전 대통령 지시 또는 대통령 지시를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으로부터 받아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수용한 상태에서 실력행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구체적인 행위를 산하 부서장에게 지시한 혐의가 있다고 의심한다.

구체적으로 ▷을지연습(훈련) 관련 지시 ▷방첩사령부(방첩사)·경찰청 콘택트포인트(연락망) 구축 ▷주한 CIA(중앙정보국) 계엄 정당성 설명 지시 등에 관여됐다고 본다. 홍 전 차장 측은 세 번째 의견서를 제출하며 비상계엄 해제 결의 이전에 이미 국헌문란 목적을 수용하지 않았고, 대통령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새벽회의 결과’와 ‘241204 회의 내용 hwp’에 “원장님은 우리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심”이라고 적힌 것을 확인하고, 홍 전 차장이 정무직 회의 직후 열린 부서장 회의에서 조 전 원장 지시사항이라며 “을지연습처럼 대응하자”는 취지로 전달했거나 실행 행위를 지시했다고 본다.

하지만 홍 전 차장 측은 지난달 26일 4차 조사에서 “체포 관련 업무는 2차장 산하 안보조사 담당 부서, 통신 위치 추적 업무는 3차장 산하 부서, 자금 지원 부분은 기획조정실 업무 영역”이라며 “반드시 정무직 회의를 통한 각 정무직과 대통령 지시 공유, 이에 따른 원장 재가 내지 승인이 전제돼야 하는데 정보공유, 업무분장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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