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공제 폐지·공제 10억대 제한 검토

시세 40억이상 양도세 2~5배 ↑ 전망

30억대 영향 제한적, 초고가부담 급증

“매물잠김 심화 우려, 본래 취지 훼손”

정부가 8월초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서 초고가주택과 비거주1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어느 정도 강화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애초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부동산 증세로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늘고 있어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반포자이’의 전경.  [헤럴드 DB]
정부가 8월초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서 초고가주택과 비거주1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어느 정도 강화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애초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부동산 증세로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늘고 있어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반포자이’의 전경. [헤럴드 DB]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보유 요건을 폐지하고 공제액 한도를 10억원대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안이 시행될 시 서울 주요 지역의 초고가주택 양도소득세 부담이 현행 대비 2~5배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가액에 따라 다르지만 10년 거주를 전제로 시세 30억원대 중반까지는 공제액이 한도에 미달해 영향이 미미한 반면, 4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 보유자부터는 세 부담이 집중될 전망이다.

29일 관계부처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1주택 양도세 장특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담기 위해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 거주 요건 충족 시 최대 40%, 보유 요건 충족 시 최대 40% 등 총 80% 감면해주던 장특공제를 보유 공제를 폐지하고 공제액을 10억원대로 제한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보유 공제를 없애는 대신, 10년 이상 실거주자는 최대 80% 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압구정현대, 3.5억→15.4억원 대폭 늘어…한남더힐도 6.7억→31.5억원=이러한 장특공제 개편안이 현실화되면 40억원 이상 초고가단지의 경우 양도세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늘어나게 된다.

헤럴드경제가 고유빈 세무회계 새벽 대표세무사에게 서울 초고가주택 장특공제 개편 시 양도세 변동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전용면적)를 11억8000만원에 분양받은 1주택자가 2009년 3월부터 현재까지 보유 및 거주하고 48억3000만원(KB시세 일반가 기준)에 매도했다면 현행 양도세는 2억1278만원이다.

그러나 정부가 검토 중인 방향대로 공제액 한도를 10억원으로 제한한다면 양도세는 7억8910만원으로, 약 4배 수준으로 뛴다. 공제액 한도가 15억원으로 설정된다고 가정하면 양도세는 5억4160만원으로 늘어난다.

현재 시세가 67억원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2차’ 131㎡를 2006년 3월 15억원에 매수해 20년간 보유 및 거주해온 1주택자의 양도세도 현행 3억5373만원에서 15억4421만원(상한 10억원), 12억9671만원(상한 1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서울 내 대표적인 초고가주택으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경우 2014년 42억원에 매수해 거주 요건을 충족했다면 현행 양도세는 6억6905만원이지만, 공제액 10억원 한도가 적용되면 31억4531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15억원 한도일 때에도 양도세가 28억9781만원으로 급증한다.

다만 현재 시세가 36억원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6단지’ 142㎡는 2006년 5월 17억5000만원에 매수해 실거주하다가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장특공제 한도가 생기더라도 현행 양도세(8013만원)와 같은 수준으로 부과된다. 이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선인 12억원을 차감한 뒤, 12억원 초과분에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최대 80%의 실거주 장특공제가 적용돼 공제액이 10억원 미만이기 때문이다.

고 세무사는 “반포자이·압구정현대·한남더힐과 같은 단지는 공제 상한이 걸려 세 부담이 현행의 약 2.5~4.7배로 급증하게 된다”며 “초고가일수록 배수가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거주 10년 이상에 대해 80% 공제를 보장해주면 양도차익이 12억원 수준인 경우는 큰 타격이 없다”면서도 “이 경우에도 실거주 10년 미만이라면 거주기간 공제가 폐지되는 만큼 전체 공제율이 낮아져 세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장 “장특공제 과하게 역진적”…전문가 “제도 취지 역행”=이렇듯 정부가 장특공제를 시세가 40억~50억을 넘을수록 세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구조로 개편하려는 건 초고가주택에 집중된 ‘과도한 세제 혜택’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심지어 강남구 주택 1채를 양도하고 장특공제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또한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특공제 한도를 설정하는 등 건설적인 의견들이 (토론회에서) 나와서 이를 적절히 정책에 반영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보유 요건 폐지, 공제 상한 설정이 투기 수요 차단, 물가 상승 고려 등 장특공제 제도의 본래 도입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년간 실거주한 1주택자가 과도한 양도세 부담으로 보유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장특공제 제도는 자연적인 물가상승률에 대해 과세하면 재산권 침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 금액만큼은 공제해주겠다는 목적인 건데 보유 요건을 아예 없애는 건 이런 취지와 역행하는 것”이라며 “현행 보유 최대 40%, 거주 최대 40%인 공제 혜택을 보유 최대 20%, 거주 최대 60% 등으로 조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보유 요건을 완전히 폐지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주택자는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투기가 아닌 실수요자로 봐야한다”며 “보유 요건 폐지라는 장특공제 개편 방향이 현실화될 시 집을 팔면 동급지 주택은 살 수 없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다운사이징을 하는 고령자가 아닌 이상 매도할 이유가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