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투자 견조, 중장기 수요↑” 피크아웃 일축
“확인된 수요기반 캐파 확장…공급과잉 제한적”
“내년 HBM 공급량 가격 협의 순조롭게 진행”
HBM5 발열문제 해소, 독자 iHBM기술 적용
SK하이닉스가 “2027년 이후에도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견조하게 지속돼 메모리 전반의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며 이른바 ‘메모리 피크아웃(정점론)’ 우려를 일축했다.
경기도 용인에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도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생산능력(capa) 확대는 확인된 수요에 기반해 탄력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중장기 투자 확대가 곧바로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생산시설 투자는 국내외 구분 없이 전력·용수·인력·공급망·고객 접근성 등에 기반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추가로 결정된 계획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과 낸드 수요가 각각 20% 중반, 10% 후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공급 제약이 완화되면 잠재 수요가 살아나 시장 성장 폭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담당(사장)은 29일 진행된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여전히 더 많은 메모리 공급을 요청받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10여 개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친 가운데 “예치금 등 계약 이행을 뒷받침하는 재무적 장치를 포함해 신뢰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이 1분기 때보다 33조6000억원 불어나 88조원에 달한 가운데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강화된 만큼 미래 성장 기회에 우선 투자할 것”이라면서도 “추가 주주환원 실행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올해 투자는 40조원 후반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1c(10나노급 6세대) 기반 범용 D램의 생산을 하반기부터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 성장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HBM4E 이후의 제품 개발 일정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장기 메모리 수요 여전히 견조” AI 투자 축소 우려 일축=SK하이닉스는 현재 주요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는 중장기 수요를 근거로 제시하며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축소 우려를 일축했다.
박준덕 D램 마케팅 담당(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고객들과 논의 중인 메모리 수요를 보면 주요 CSP(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의 AI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효율 AI 모델 등장에 이어 메타가 AI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AI 인프라 투자 축소 우려가 제기됐지만 박 부사장은 “대규모로 구축한 AI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화를 본격화하는 과정”이라며 투자 축소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박 부사장은 “전력 확보나 데이터센터 구축 같은 물리적인 제약으로 개별 프로젝트의 투자 시점엔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CSP 간의 AI 경쟁과 서비스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AI 인프라 투자는 견조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SK하이닉스는 AI 연산을 직접 담당하는 HBM 같은 고성능 AI 메모리뿐만 아니라 에이전틱 AI를 위한 서버용 D램, 고용량 낸드까지 메모리 전반에 걸쳐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공급계약 5년이 기본…차세대 메모리 개발 파트너십 강화”=SK하이닉스는 신규 생산시설 건설 기간을 단축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금의 수급난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신 고객사와의 LTA 협상을 통해 중장기 공급 안정성은 물론 실적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LTA의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조건은 고객과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판매에서 LTA가 차지하는 비중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시장 환경과 고객 수요를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다수의 LTA가 향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고객사의 기술 로드맵에 맞춰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의 성격이 있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고객의 중장기 수요 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고객사의) 수요 가시성을 바탕으로 투자와 생산 계획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HBM4 수율, HBM3E와 비슷…HBM5부터 iHBM 기술 도입”=HBM4부터 삼성전자의 선제적인 양산 출하로 HBM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SK하이닉스는 HBM4의 양산 수율과 품질이 HBM3E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빠르게 본궤도에 올랐음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요 고객들과 내년도 HBM 공급 물량 가격을 협의 중이다. 고객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협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샘플 공급을 시작한 HBM4E는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5 등 차세대 제품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HBM’ 기술도 개발 중이다. iHBM은 HBM 패키지에 일체형 냉각 요소를 내재해 발열을 기존보다 30% 이상 낮춘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김기태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부사장)은 “iHBM이 고성능·고집적 AI 환경에서 시스템 안정성과 운영 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시장이 확대되고 AI 가속기의 성능과 패키징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고객은 검증된 양산 역량과 품질, 안정된 공급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더욱 선호할 것”이라며 경쟁사의 추격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원주를 ADR(미국주식예탁증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행사가 규제상 신고 절차를 진행해야 할 수 있으며 해당 절차는 통상 수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향후 ADR 비중 확대 여부는 규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일·이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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