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 공개
상환 위기를 겪은 기업도 5곳 중 1곳
“정책금융 확대 필요”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4곳 중 1곳이 현재 채무 부담이 버겁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체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상환 위기를 겪은 기업도 5곳 중 1곳에 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출을 보유한 중소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전인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현재 채무 부담 수준에 대해 ‘부담된다’라고 답한 기업은 26.4%로, ‘부담 없다’(20.4%)보다 6%포인트 높았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은 28.1%가 채무 부담을 호소해 중기업(21.1%)보다 7%포인트 높았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금융비용 부담에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년간 실제 원리금을 연체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1.8%에 그쳤지만, 연체 경험은 없었어도 상환 위기를 겪었다는 응답은 20%에 달했다. 조사 대상 기업 5곳 중 1곳이 원리금 상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연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모두 소기업·소상공인이었다. 연체 경험 또는 연체 위기를 겪은 소기업·소상공인 비중은 24.2%로 중기업 14.6%보다 9.6%포인트 높았다.
채무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은 원인으로 ‘매출 감소 및 영업이익 악화’(6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높은 대출금리(37.9%), 원부자재 가격 상승(34.8%), 인건비 상승(25%) 등이 뒤를 이었다.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인건비 축소 등 자체 비용 절감’(58.3%)이 가장 많은 대응 방안이었다. 22%는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의 경우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이 25.5%로 중기업(7.7%)의 3배를 웃돌았다.
향후 필요한 정책으로는 정책금융 확대(58.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만기 연장·상환 유예(52.2%), 고금리 이자 지원 제도 재시행(43.2%)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기업들이 미래 투자보다 생존에 집중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채무 부담을 느끼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투자와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때 설비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민경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채무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로 조사된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과 경기 부양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상환 여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도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 상생 금융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시적 자금난이 연체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금융 공급 확대와 취약 기업 대상 유동성 지원 등 정책금융의 안전판 역할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