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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해온 검찰 고위 간부가 정작 자신의 집 금고에서 약 400억원어치 금괴와 현금이 쏟아져 나오며 자금세탁 혐의로 붙잡혔다. 부패를 캐던 칼끝이 결국 자신을 겨눈 셈이다.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검찰청에 따르면 페브리 아드리안샤 전 검찰청 특수범죄수사부 차장검사가 지난 24일 약 10시간에 걸친 조사 끝에 체포됐다. 그는 현재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회(KPK) 구금 시설에 20일간 구금된 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청 관계자는 사건이 자금세탁 혐의와 관련 있다고만 밝히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발단은 지난 10일 경찰의 압수수색이었다. 자카르타 안팎 페브리 전 차장검사의 자택 등 10여 곳을 뒤진 경찰은 그의 집 금고에서 금괴 74㎏과 미국 달러화·싱가포르달러 등 총 2630만 달러(약 385억원) 상당의 자산을 찾아냈다. 하루 뒤 그는 사표를 던졌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곧바로 신병을 확보하지 않다가 이번에야 체포에 나섰다. 경찰이 사실상 ‘한 식구’인 검찰로 사건을 넘긴 것을 두고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이해충돌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페브리 전 차장검사 측은 변호인을 통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부터 반부패 수사를 총괄해온 페브리 전 차장검사는 광산기업 티마, 석유기업 페르타미나, 항공사 가루다 인도네시아 등 굵직한 국영기업 비리를 파헤치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무상급식 사업을 담당한 다단 힌다야나 국가영양청장과 부청장 2명을 부패 혐의로 체포하며 고위 공직자를 겨냥한 사정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검찰은 그가 들춰낸 무상급식 사업 비리에 대한 수사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