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오늘 하루 스마트폰을 꺼낸 횟수가 대폭 줄었네.”
기자가 직접 메타의 인공지능(AI) 글래스 ‘레이밴 메타 2세대’를 하루 동안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이다.
체험 후기를 한 줄 요약하자면 ‘그간 출시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합하고, AI 기능을 더한 느낌’이다. 스마트 워치처럼 스마트폰을 따로 꺼내지 않고도 각종 알림을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무선 이어폰처럼 음악을 듣고 통화할 수 있었다. 여기에 카메라와 음성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기능이 더해지면서, 실제 ‘AI 비서’ 세상이 펼쳐지는 듯했다.
레이밴 메타는 글래스 형태의 기기에 탑재된 음성·카메라 기능과 메타의 대화형 AI 비서 ‘메타 AI’를 결합한 AI 웨어러블 기기다. 가격은 모델에 따라 기본형 69만원과 편광렌즈 모델 74만원(부가세 포함)으로 구성됐다.
기자가 체감한 레이밴 메타의 가장 큰 특징은 ‘핸즈프리’다. 제품을 착용한 뒤 ‘헤이 메타(Hey Meta)’라고 부르고, 음성으로 질문이나 지시 사항을 전하면 메타 AI가 응답해 줘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레이밴 메타가 ‘헤이 메타’라는 부름을 인지하거나, 음성을 잘못 이해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정확도가 높았다.
무엇보다 유용했던 기능은 전화 연결이었다. ‘OOO에게 전화해 줘’라고 지시하면, 메타 AI가 연락처에서 이름을 찾아서 자동으로 연결해 준다. 연락처에 중복된 이름이 있을 시, 소속된 단체의 명칭을 언급하며 해당 인물이 맞으냐고 다시 물어보기도 했다. 통화를 세 번 걸어본 결과, 모두 정확하게 원하는 인물을 찾아서 연결해 줬다.
음성 명령만으로 사진·영상 촬영도 수행한다. 해당 제품은 안경 상단의 양쪽에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안경테에 있는 버튼을 누르거나, ‘헤이 메타, 사진·영상을 찍어줘’라고 말하면 바라보는 장면이 즉시 촬영된다. 영상 촬영을 그만두고 싶을 때는 ‘인제 그만’이라고 말하면 됐다.
카메라를 활용해 눈앞에 보이는 사물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외산 AI를 탑재한 만큼, 한국의 사물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도서 ‘어린왕자’의 영어 번역본을 읽다 ‘해당 문장이 어느 저서에 나왔는지 알려줘’라고 물으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문장입니다”라고 정답을 알려줬으나, 국내 저서는 그렇지 않았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한다’의 표지를 바라보고 어떤 책인지 물었을 때는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도 원활하게 작동해, 해외로 이동할 일이 많은 이용자라면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메타 AI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실시간 번역’을 시작한 뒤, 미국 원어민이 등장해 발화하는 영상을 틀었더니 곧바로 한국어로 번역해서 음성으로 알려줬다. 다만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까지 5~8초가량의 시간 차가 있었다. 한국어 말투도‘~입니다’, ‘~다’를 혼합해 일관되지 않았다.
음성이 아닌 글자를 번역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큰 글자 혹은 짧은 문장은 곧잘 번역해 냈으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있는 작은 글자는 잘 인식해 내지 못했다.
무게는 50g으로 일반 안경(15~40g)에 비해 살짝 무거운 수준이다. 30분에서 1시간가량 소요되는 러닝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액티비티와 같은 역동적인 활동에는 버거울 것으로 여겨졌다.
한편, 통신3사(SKT·KT·LGU+)는 이날 레이밴 메타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AI 스마트 기기 대중화에 나섰다.
메타가 전세계 AI 글래스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양사의 경쟁 구도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서 첫 AI 글래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공개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플랫폼에 기반해 개발한 제품으로, 연내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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