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 회장(동양전자공업 대표)
잇단 전쟁과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국제 산업환경은 물론 교역질서마저 대혼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수·출입 비중인 무역의존도가 GDP의 6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사정상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심화되는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미래 불확실성을 높인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물론 금리, 환율 관련 리스크는 복합적으로 확대돼 다가온다. 여기에 기후위기로 인한 탄소중립 이행 압력도 부가돼서 달려든다.
그러나 어쩌랴. 흔히 위기 속에 진짜 기회가 숨어 있다고들 한다. 산업과 교역질서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축적해온 역량을 한껏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행히 반도체와 조선·방산이 전방에서 호황을 이끌고 있는 이 때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날개를 달아 세계 시장으로 외연을 넓힐 좋은 기회다. 대한민국 제조업 성장을 이끌어온 산업단지 기업들이 앞장서야 한다. 마침 지난 2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제2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6) 지역협력 선포식’이 열렸다.
올해 박람회는 ‘제62회 산업단지의날’ 기념식과 연계해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대구에서 오는 9월 개최된다. 이는 그동안 수도권과 대기업에 집중됐던 수출활력을 전국 산업단지로 확산하는 계기다. 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각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의 저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글로벌 시장은 단순히 우수한 제품을 저렴하게 만드는 것만으론 둟을 수 없다. AI와 로봇을 접목한 제조혁신 역량, 제품과 공정상 탄소배출 관리능력, 공급망 전반의 투명성과 안정성 등 복합적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
9월 대구에서 열리게 될 박람회는 산단 입주기업들에 판로개척과 글로벌 시장진출의 교두보가 돼줘야 한다. 단지 기업들이 제품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일회성 행사에 그쳐선 안 된다. 미주, 유럽, 아시아, 중동 등의 유력 바이어와 국내 유망기업들이 밀착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기술과 제품을 세계에 선보이고, 장기적 파트너십까지 맺는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KIBA)는 이에 맞춰 한국산업단지공단, 글로벌선도기업협회(GLCA) 등 유관기관과 손잡고 민·관 공동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핵심은 ‘5극3특’ 권역별 지역협회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역조직위원회’다. 위원회는 각 지역 산업단지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갖고도 수출창구를 찾지 못했던 유망기업들을 발굴해내고 있다. 이런 현장 중심의 유기적 협력은 대외환경 급변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활발히 수출길을 열도록 돕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역의 힘을 미래로, 기업의 도전을 세계로’는 이번 박람회 슬로건이다. 전국 산업단지 기업인들의 힘과 지혜를 한데 모을 기회다. 현장의 작은 혁신들이 모여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활로를 여는 거대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땀방울이 글로벌 시장에서 값진 결실을 맺을 때까지 우리 경영자연합회는 언제나 현장 가까운 곳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페이스메이커로 함께 할 것이다. 도전하는 기업이 있는 한 대한민국 수출은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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