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 한은 전망치 3배
실질 GDI 15.6%↑…38년만에 최고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한국은행 전망치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이란전쟁과 기저효과 등 하방 압력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 구매력 지표인 국내총소득(GDI)은 38년여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6면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5월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0.2%)보다 세 배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성장했다. 22분기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1분기(1.8%)보다는 성장세가 꺾였지만, 기저효과나 이란전쟁 충격 등을 고려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더 공고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성장률은 건설투자를 제외하고는 고루 개선됐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며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가 늘면서 0.2%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3.3% 증가했다. 2012년 1분기(5.4%) 이후 57분기 만에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22분기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던 1분기(5.1%)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수입은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며 0.8% 증가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면서 0.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2.6%)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별 실적은 부문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2% 올랐다.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7.1% 감소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및 원료 재생업을 중심으로 1.3% 감소했다. 건설업도 토목건설 감소에 1.9% 줄어들었다.
2분기 실질 GDI는 3.6%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0.6%)을 6배가량 웃돌았다. 실질 GDI란 실질 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을 더한 지표다. 특히 전년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 실질 GDI는 15.6%를 기록하며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여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경제성장률을 판단할 주요 지표로 GDI를 앞세우고 있다. GDP에는 가격 상승분에 따른 소득 증가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신 총재는 지난달 ‘2026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유가가 상승하면 교역 조건이 불리해지면서 GDI 성장세가 GDP보다 둔화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분보다 반도체 분야 보상이 더 컸다”며 “강력한 수출을 달성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2국장은 “2분기 경제 성장률은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전쟁 영향 본격화에 따른 우려가 있었지만 강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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