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발행액 3.9조…작년比 17%↓

연휴 짧아진 영향…재작년보다는 늘어

작년 화폐발행잔액 9.1%↑ 지폐 중심

결제 수단보단 선물·보관·자산 수요↑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 폐수납장에서 관계자들이 추석 화폐 공급을 하고 있다. [연합]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 폐수납장에서 관계자들이 추석 화폐 공급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결제 수단으로서 현금은 빠르게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명절 용돈만큼은 예외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가 4조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짧아진 연휴에 지난해보다는 17% 줄었지만, 연휴기간이 하루 더 길었던 2024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어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추석 전 10영업일(9월 10~23일)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 발행액은 3조943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추석 전 발행액 4조7519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8083억원(17%) 감소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추석 연휴 기간이 줄면서 화폐발행액이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추석은 개천절(10월 3일)과 한글날(10월 9일)이 이어지면서 연휴 기간이 총 7일에 달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은 4일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이 5일이었던 2024년과 비교하면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추석 연휴는 당시보다 하루 짧았지만 화폐 발행액은 2024년 3조9138억원보다 오히려 298억원(0.8%) 늘었다.

발행액에서 금융기관이 한은에 돌려준 환수액을 뺀 순발행액은 올해 3조645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4374억원보다는 7923억원(17.9%), 2024년의 3조7467억원과 비교해서는 1016억원(2.7%) 감소했다.

최근 ‘현금없는 사회’로 전환이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결제 수단으로서 현금의 쓸모는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명절 용돈 등 선물용이나 보관 등을 용도로 한 화폐 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210조6956억원으로 2024년 말(193조1519억원)보다 9.1% 늘었다.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공급이 늘면서 화폐발행잔액이 급증했던 2021년(13.6%)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화폐발행잔액이란 시중에 공급된 화폐의 잔액을 가리킨다. 한은이 발행한 금액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수치다.

화폐 중에서도 지폐와 동전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권은 189조5419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5만원권 잔액과 비중은 2009년 첫 발행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1만원권 잔액은 2024년 말 15조7621억원에서 지난해 말 15조6257억원으로 줄었다. 비중도 8.2%에서 7.4%로 축소됐다. 5000원권 잔액은 같은 기간 1조4547억원에서 1조491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이에 비해 주화(동전) 발행잔액은 최근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 주화 발행잔액은 2조2169억원으로 2019년(2조3802억원) 이후 6년 연속 줄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제용 수단으로서 화폐의 용도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동전은 대체로 결제용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행량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지폐는 결제 외에도 자산으로서 기능하기도 하고, 보관이나 선물 등 용도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커지고 금융시장 규모가 커지면 덩달아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화폐 발행잔액 증가세는 한동안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올리고 향후 장기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시사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높아지고 예금 수요가 늘면서 환수되는 화폐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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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