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긴축…대출전략 고민빠진 차주

5대銀 변동형, 고정보다 1%P가량 낮아

변동형 선택, 당장 이자비용 절감 가능

한국은행이 3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금융소비자의 대출 전략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간 금리를 고정하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이 유리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최대 1%포인트 가까이 높아지면서 차주의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변동형 대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강화된 스트레스 DSR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전문가는 한도와 금리 중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정하는 것부터가 대출 전략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은행의 16일 기준 고정형 대출 금리는 연 4.77~7.49%, 변동형(신규코픽스 6개월) 대출 금리는 4.13~6.58%로 집계됐다. 고정형 금리 상단이 0.91%포인트 높았다.

금리 차이가 확대된 배경에는 두 상품의 준거금리 차이가 있다. 고정형 대출은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준거로 하는데, 이는 시장금리 지표인 국고채 금리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올해 상반기 중동 사태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은행채 5년물 금리도 지난해 말 연 3.499%에서 이달 16일 연 4.428%로 약 0.9%포인트 올랐다.

반면 변동형 대출은 은행권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신규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삼는다. 코픽스는 후행성 지표인 데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유인이 크지 않아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통상 금리상승기에는 장기간 금리를 묶어두는 고정형 대출을 받는 편이 이자 부담을 줄일 방법이다. 금융당국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상승기 고정형 대출을 권장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각 은행은 변동형 대출에서 고정형 대출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16일 기준 두 대출의 상단 금리로 3억원(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을 대출받을 경우, 고정형(연 7.49%)의 월 원리금은 209만원이다. 반면 변동형(연 6.58%)의 월 납입 원리금은 191만원으로 약 20만원 더 적었다.

은행들은 당분간 변동금리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는 “금리 차이도 크고 현재 변동형 대출의 준거금리인 코픽스 상승 속도가 금융채보다 느리다는 점에서 일단 당장의 이자 비용이라도 아껴보자는 분위기”라며 “대출 금액이 크지 않다면 일단은 더 낮은 금리대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변동금리가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대출자의 우선순위가 ‘한도’에 있다면 고정금리가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변동형에 대해서는 강화된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한도가 더 줄어들 수 있다.

금융당국의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에 따라 고정형(주기형) 대출은 DSR 계산 시 기존 금리에 약 1.2%포인트, 변동형 금리는 약 3%포인트가 가산된다. 은행권에선 DSR이 40%를 초과하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헤럴드경제가 모 시중은행에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 연봉 1억원 직장인이 연 5.5%의 금리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는 5억16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 4.5%의 변동형 주담대를 받았을 경우는 4억7600만원으로 4000만원가량 한도가 줄었다.

전문가는 대출 전략을 짤 때 이자 부담과 한도 중 어떤 것을 더 우선시할 것인지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 대표는 “변동금리를 선택하게 되면 스트레스 DSR이 작동을 하게 돼 한도가 많이 줄어든다”며 “오래 쓸 자금이 아니거나 금액이 적으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겠지만, 소득이 높지 않으면서 주택 구매를 준비하는 차주들은 대부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상혁·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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