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북한이 9일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제재를 통해 북한의 속셈을 바꿔놓겠다고 강조해온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등 강도 높은 제재ㆍ압박 정책을 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실험 직후 대국민담화를 통해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 달라야 할 것”이라며 북한에 ‘뼈아픈 실효적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공언했다.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방안이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번 5차 핵실험으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아랑곳 않고 핵무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북한은 이날 오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돼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 먹은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의 핵무기 병기화는 보다 높은 수준에 확고히 올라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당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도 분명 포함돼 있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만 가했다”면서 “그런 배경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건 도발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더이상 벼랑끝전술로서 핵실험이 아니라 핵보유국가로서의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라며 “평화협정 논의 없이는 결코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김정은식 핵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재도 협상도 사드도 별무효과가 돼버린 북핵문제에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역시 약 8개월 만에 또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해 “김정은의 ‘핵강국’ 건설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북한의 제5차 핵실험으로 다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실패한 비현실적 제재만능주의적 사고에서 탈피해 ‘북한의 비핵화’라는 이상적 목표 대신 ‘북핵 관리’라는 보다 현실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대안으로 한국의 핵무장을 제시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북한의 대남 핵우위가 붕괴되고 북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