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s Choice]는 우리의 언어로 기록하고, 우리의 시선으로 해석하는 ‘진짜’ 20대 이야기를 다룹니다.
[헤럴드랩]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외출 전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는데요.
분명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챙겼는데 하루 종일 햇볕만 쨍쨍하거나 반대로 비 소식이 없어 가볍게 나갔다가 소나기를 맞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 예보는 왜 이렇게 안 맞는거야?”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예보 정확도가 지금보다 낮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강수 예보 적중률은 약 46% 수준으로 집계됐는데요. 당시에는 비가 온다고 예보한 날의 절반가량만 실제로 비가 내려 예보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날씨는 왜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걸까요.
한반도는 날씨 난이도 ‘상’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륙과 해양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위치에 있습니다.
일본처럼 섬나라의 해양성 기후의 영향이 강하거나 중국 내륙처럼 대륙성 기후가 뚜렷한 지역보다 훨씬 복잡한 기상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 장마전선, 태풍, 차가운 공기 등 여러 기상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들의 위치가 조금만 달라져도 비가 내리는 지역과 강수량이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서울은 맑은데 경기 북부에는 폭우가 내리는 상황도 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국토의 70%가 산
우리나라 국토의 약 70%는 산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산은 바람의 흐름을 바꾸고 공기를 위로 밀어 올려 구름을 형성하기 때문에 예보를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카르만 와류(Karman Vortex)’라고 불리는 희귀한 기상 현상이 관측되기도 하는데요.
바람이 한라산을 지나면서 거대한 소용돌이 형태의 구름이 만들어지는 현상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지형은 기상 모델이 계산해야 하는 변수의 수를 크게 늘립니다.
기상학자들 사이에서는 한반도가 세계적으로도 예보 난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늦게 출발한 예보 경쟁
일기예보는 슈퍼컴퓨터가 대기 상태를 계산해 미래를 예측하는 ‘수치예보’에 기반합니다.
미국, 유럽 등 기상 선진국들은 1950년대 후반부터 수치예보를 본격적으로 활용했지만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관련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이후 해외 수치모델을 들여와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개선하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1991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업용 수치예보 모델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말에는 수치예보 전담 부서를 신설해 본격적인 예보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2000년에는 슈퍼컴퓨터 1호기를 도입하면서 고해상도 예측이 가능해졌고 2021년에는 슈퍼컴퓨터 5호기를 도입해 더욱 정교한 예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현재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활용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만든 변수
최근에는 기후변화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게릴라성 폭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릴라성 폭우 역시 이러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됩니다.
과거에는 보기 드물었던 극한 강수 현상이 늘어나면서 기존 기상 데이터만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불과 몇㎞ 차이로 한쪽은 폭우가 쏟아지고 다른 한쪽은 맑은 하늘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과거에는 예보 정확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보 정확도 역시 꾸준히 향상되고 있습니다.
기상 레이더와 위성 관측 기술이 발전했고 슈퍼컴퓨터 성능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강수확률만 확인하기보다 레이더 영상과 실시간 기상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해요.
특히 장마철이나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날에는 접이식 우산을 챙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입니다.
완벽하게 맞는 예보는 아직 어렵지만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맑고, 맑다고 했는데 비가 오는 이유는 단순히 예보가 틀려서가 아니라 한반도의 복잡한 기후와 지형 그리고 변화하는 기후환경 때문일 수 있습니다.
올여름에는 일기예보를 참고하되 가방 속 작은 우산 하나쯤은 함께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By 박혜민 콘텐츠 오퍼레이터
Editing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