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4차례 무상수수 혐의 유죄로 인정
재산상 이익 약 2800만원으로 판단
명태균 징역 1년 6개월·법정 구속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함께 재판을 받은 명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는 1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동시에 추징금 1396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2022년 3월 명씨에게 총 2억 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14차례 무상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재산상 이익을 2792만원으로 계산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수수 대가로 명씨에게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며 “이후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여사는 여론조사 시기, 내용, 방식, 공표 여부 등에 관해 명태균에게 위임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전달받는 등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부부와 명태균 사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해 순차적·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양형(처벌 정도)에 대해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텔레그램 메시지 등 객관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명씨와 이야기한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잘못에 맞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심은 “해당 범행이 선거 판세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위법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씨는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윤석열 부부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조작했다”며 “선거 결과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밝혔다.
법원은 명씨에 대해서도 “정치인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민감하다는 점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했다”며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법정 구속 여부를 심사한 후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이번 판결은 같은 혐의를 받은 김건희 여사가 별도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배치된다.
당시 김 여사 사건을 담당한 1·2심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며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1심 선고 직후 특검 측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이 선고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여사에 대한 1·2심 무죄 판결 때문에 많은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인데 재판부가 현명히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