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산진, ‘보스턴 생태계 분석 및 클러스터 모델’ 보고서 발간
국내 20개 특구 인프라 자산 풍부하나 부처·기능별 분절 극복 과제 지적
자동 연계 트리거 구축 및 연구중심병원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제언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부가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송도와 오송, 안동 등을 잇는 ‘K-바이오 벨트’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세계 최고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의 작동 원리를 이식해 국내 분절된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국책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는 세계 최고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을 심층 분석하고 우리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 분석을 통한 창업 및 클러스터 모델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박순만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최근 5년간 진흥원 미국 지사장으로 보스턴 현지에 상주하며 바이오 생태계를 직접 관찰하고 소통한 현장 감각을 토대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 제약 고용 11만7108명, 바이오 제약 생성 국내총생산(GDP) 420억달러, 미국 최대 규모인 6320만평방피트의 실험실 공간을 보유한 보스턴 생태계의 핵심 성공 요인은 밀도, 공공의 위험 분담, 병원의 연구개발(R&D) 플랫폼화, 인재의 순환, 정책의 연속성 등 5가지 원리로 요약된다. 켄달 스퀘어를 중심으로 대학·병원·기업·벤처캐피탈(VC)이 도보 거리에 응축돼 우연한 협업이 일상화돼 있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한 곳이 단독으로 6억5500만달러의 국립보건원(NIH) 자금을 수령하며 강력한 R&D 엔진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반면 한국은 1999년 춘천을 시작으로 송도(제조), 오송(R&D·행정), 안동(백신) 등 전국 20개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돼 공공 자금의 총량이나 인프라 요사는 결코 작지 않으나, 격차의 본질은 ‘요소’가 아닌 부처별·지역별 분절에 따른 ‘연결’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출범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가 2030년까지 정보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방사형 그물망 형태로 지역 거점을 연결하는 ‘K-바이오 벨트’를 추진하는 기조는 이러한 한계를 타파하려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했다.
보고서는 K-바이오 벨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자원과 자금, 인재가 막힘없이 흐르는 ‘성장 사다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풍부한 공공 자금을 미국 SBIR처럼 ‘K-Bio SBIR’로 통합 브랜딩해 단일 창구를 마련하고, 클러스터 입주와 R&D 자금 지원, 임상 단계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자동 연계 트리거(트랙)’ 시스템을 구축해 행정적 단절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중심병원의 연구 수익 재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의사과학자의 유연한 창업·겸직을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을 선제적으로 가동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3S1V’ 규제합리화 로드맵 및 2026년 4분기 개방 예정인 10만명 규모의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자산을 결합해 한국을 ‘아시아의 바이오 혁신 관문(Gateway to Asia)’으로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연구원은 “한국형 전환의 핵심은 보스턴 모델을 무비판적으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밀도와 인재 순환 등의 원리를 한국 실정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세계 1위의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과 단일 건강보험 데이터 자산을 유기 거 거버넌스로 묶을 때 고유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혁신 거점이 완성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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