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존재하지도 않은 유명 게임 광고 캠페인 용역을 발주하겠다며 하도급 업체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광고업체 디디비코리아 전 대표를 검찰이 재판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해당 업체를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로 고발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조윤철)는 지난달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디디비코리아 전 대표 이모씨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이 전 대표는 디디비코리아에서 근무하면서 유명 게임 광고 캠페인 용역 발주를 암시하며 자사와 거래하던 하도급 업체들에 먼저 용역대급을 지급하라고 해 A사로부터 약 43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자금 동원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며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A사에서 10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디디비코리아는 글로벌 광고 대기업이자 미국 상장사인 옴니콤 계열사 디디비 월드와이드 한국 지사였다. 하지만 2023년 12월 본사는 디디비코리아 지분 전량을 제3 법인에게 매각했다. ‘디디비’라는 사명은 유지했던 회사는 2024년 수백억원 상당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사건은 지난 2023년 4월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디디비코리아 상무였던 이 전 대표는 유명 게임 회사 ‘G사’가 제작한 게임 ‘R’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며 대금 약 80억원 상당 용역을 발주해 주겠다며 A사에 접근했다.
수사 결과 디디비코리아 측은 A사가 먼저 용역대금을 지정한 하도급 업체들에게 지급해 주면 30일 이내에 지급한 용역대금에 A사 용역대금으로 10억원가량을 더한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디디비코리아는 게임 R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지도 않았고, 디디비코리아가 지정한 하도급 업체들도 용역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디디비코리아는 하도급 업체들에게 지급했어야 하는 미수금을 A사가 지급하게 할 생각이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실제 A사가 하도급 업체들에게 용역대금을 지급하더라도, 디디비코리아가 A사에게 용역을 주거나 용역대금을 지급할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A사는 이 전 대표의 말을 믿고 2023년 5월께 9억9000만원을 송금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6월께까지 총 17회에 걸쳐 42억8100여만원을 송금했다. 수사 결과 디디비코리아의 A사를 상대로 한 사기 행각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디디비코리아 측은 2023년 6월께 A사에 디디비코리아 본사인 디디비 월드와이드가 자금 동원 능력을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며 입찰 보증금을 송금해 주면 본사에서 입금 내역만 확인한 뒤 7영업일 이내에 즉시 반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A사는 디디비코리아 측에 총 10억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본사인 디디비 월드와이드가 실제 입찰 보증금을 요구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비코리아가 A사에 입찰 보증금을 송금받아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A사는 디디비코리아 이 전 대표 등을 고소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2024년 이 전 대표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한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다시 사건을 받은 검찰은 지난달 22일 이 전 대표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A사는 2023년 공정위에도 디디비코리아를 신고했다. 디디비코리아는 공정위에서 단순 용역대금 채무였고, 반환지급일을 약속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보증금은 채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해 4월 디디비코리아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공정위가 디디비코리아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수사1과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 지휘를 받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공정위 관계자 등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A사 측은 2023년 11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같은 해 12월 본사 측이 디디비코리아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손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el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