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근 회원사들에 특별 권고문을 보내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총은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경영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규모가 달라지는 성과 배분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며, 기업 이익의 배분 기준을 단체협약으로 정하는 것은 경영 판단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법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과 근로시간, 복지 등 근로조건에 한정되는 만큼 영업이익 배분을 목적으로 한 쟁의 행위 역시 위법성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확산되는 ‘영업익 N% 요구’에 대해 경영계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문제 제기에 나선 셈이다.
최근 대기업 노조들의 요구는 과거와 양상이 사뭇 다르다.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를 넘어 이제는 기업 이익 자체를 나눠 달라고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수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노조와의 협상 끝에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영업익 N%’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을 요구하며 쟁의권을 확보했고, HD현대중공업과 LG유플러스, 기아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역시 순이익의 30% 배분을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속에 삼성전자가 선택한 타협이 선례가 된 건 아쉬운 대목이다.
노조의 요구가 경영권으로까지 확대된 데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과 무관치 않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성 확대와 함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 노조는 영업익 N% 요구는 물론 사업부 매각 반대, 원청 직접 교섭 요구, AI(인공지능) 도입 및 생산라인 로봇 투입에 대한 사전 협의까지 요구하고 있다. 법안 처리 당시 경영 판단과 근로조건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경영권과 주주권한 침해 소지가 크고 기업의 자율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일이다.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둬 그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영업이익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파업 부담 때문에 타협하고, 다른 기업노조들은 이를 새로운 기준 삼아 더 큰 요구를 내놓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노사 자율이라는 명분 아래 이를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정당한 교섭 대상과 경영 판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과 갈등 비용은 결국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고 국가 경쟁력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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