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조선품질부 고계석 과장
경주 리조트 참사로 둘째딸 잃어 평소 “선교사 돼 봉사하고 싶다”
보상금으로 ‘혜륜유치원’ 문열어 입학 예정 부산외대에 장학회도
이 유치원이 지어진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고 과장은 2014년 겨울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로 둘째 딸 혜륜이를 잃었다.
당시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강당 지붕이 붕괴하며 많은 사상자를 낸 이 참사 현장에 대학 입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던 혜륜 양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 고 씨는 ‘사는 게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선교사가 돼 평생을 봉사하면서 살고자 했던 딸의 꿈을 대신 이뤄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고민 끝에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학교를 짓는 일이 못다 핀 딸의 꿈을 대신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학교를 짓는 데 든 4억여원은 유족보상금으로 받은 6억여원에서 나왔다.
그 결과 총 5개의 교실에 1개의 사무실을 갖춘, 국민소득 3천달러에 불과한 바누아투에서 보기 드문 규모의 2층짜리 국립 유치원이 탄생했다.
교육시설이 열악한 바누아투에 자리한 혜륜유치원은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한번에 20여명씩 총 50여명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다. 유치원을 제외한 나머지 교실들은 조만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탄생할 예정이다.
고 과장은 유치원과 학교 건립을 위한 금전적 지원을 했을 뿐만 아니라 혜륜유치원의 마무리 공사에도 직접 참여하고 비품을 일일이 챙겨 넣는 등 바누아투를 여러 번 오가며 유치원 개원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과장은 유족보상금의 나머지 2억원은 딸이 입학할 예정이던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소망장학회를 설립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을 돕는 데 썼다.
딸을 가슴에 묻은 고 과장이 슬픔을 억누르며 조용히 실천해 온 이같은 선행은 현대중공업 직장 동료들에 의해 5일 뒤늦게 알려졌다. 홍석희 기자/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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