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에 따르면 2022년 4.7%에 그쳤던 중국산 비중은 2025년 33.9%로 급등했다.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이라는 얘기다. 같은 기간 국산 점유율은 75.0%에서 57.2%로 하락했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중국산 전기차 판매는 2만5000대로 전년 대비 286% 늘어난 반면, 국산은 5만1000대로 126% 증가에 그쳤다. 안방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판이다.
중국의 공세는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를 내세운 비야드(BYD)에 이어 고성능의 지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이 올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중국 3대 전기차 브랜드가 국내에서 격돌하는 셈이다.
조만간 이들이 국내 시장 절반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기 때문이다. 동급 기준으로 실구매가에서 수백만원 이상 격차가 발생한다.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 핵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물량 공세까지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2142만대 가운데 중국 생산이 1663만대로 77.6%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입지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를 중심으로 수많은 부품업체와 협력사가 연결된 대표적인 제조업 생태계다. 완성차 생산 기반이 약화되면 부품업체 가동률 하락, 투자 위축,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전동화 전환 부담을 안고 있는 부품업계에는 이중고가 될 수밖에 없다. 업계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런데도 정부 대응은 안이하다. 전기차 보급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는 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려면 ‘국내 생산 촉진 세제’ 같은 지원으로 국내 생산을 유도해야 한다. 실제 생산량과 공장 가동률에 비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기업이 국내에서 만들수록 유리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자국 산업 보호가 글로벌 뉴노멀이 되고 있는데 우리만 느슨한 태도로 일관해선 안 된다. 일본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에 더해 국내 생산량에 연동한 세액 공제 제도를 운영 중이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각각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산업가속화법(IAA)을 통해 자국 내 생산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만 손놓고 있을 순 없다. 보조금 정책 역시 국내 생산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 제조업의 핵심 축이다. 그만큼 무너지면 충격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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