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한방보험이 보험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진료기가 비싸고 정확한 데이터를 잡기 어려운 한방보험 특성 때문에 손해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초 현대라이프생명이 그동안 보험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한방보험을 처음 출시한 이후 다른 보험사들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화재가 한방치료를 보장하는 특별약관 상품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MG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도 한방치료 보장 상품을 내놨다.
손보사 뿐만 아니라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도 조만간 유사한 보험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방 치료를 보장해주는 상품이 없었던 만큼 해당 상품들은 출시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한방 보험상품은 정액 상품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일반 병원의 비급여비를 보장해주는 실손의료보험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기존 상품에 특약 형태로 끼워 정액을 지급해주는 식이 대부분이다. 뇌출혈 등 3대 질병과 디스크, 차 사고 부상 같은 일부 질환만 보장해주고, 보장 횟수도 정해져 있다. 또 일반 병원에서 진단이나 수술을 받고 한의원에 가야 치료비를 보장해준다. 첩약 3회, 약침 5회, 한방물리치료 5회 보장으로 대부분 구성이 비슷하다.
이는 한방의 경우 의료수가가 병원에 따라 편차가 큰데다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 병원에서 먼저 진단을 받아야 한방 치료를 보장해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험사 관계자는 “한방 치료의 경우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실제 병원비를 보장해주긴 어렵다”며 “일단 정액형과 특약 상품으로 통계를 쌓아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가입자가 늘어난다고 보험사가 마냥 미소지을 수만 없는 것도 아직까지 손해율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방진료비에 대한 심사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면 손해율도 커질 수 있다.
한방 특성상 치료와 보약의 경계가 모호한 데다 진료비 체계도 정형화돼 있지 않아 과잉 진료 등 모럴해저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방 비급여 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보험사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3400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은 지난해 기준 손해율이 138%에 육박한다. 일부 보험사의 손해율은 무려 150%에 달하기도 한다.
실손보험은 들어온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많은 만성적자 상황이다. 여기에 손해율 개선은 커녕 오히려 손해율 악화를 심화할 수 있는 한방까지 포함된다면 손해율 폭등은 불보듯 뻔하다는 게 보험사들의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한방보험에 대한 수요는 분명 존재하지만 치료비 등에 대한 공신력 있는 통계가 없어 위험률 산출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한방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한방도 표준진료지침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