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새해엔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역성장 예상까지 나왔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 효과가 본격화하고,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 등도 통상 규제 강화와 관세 인상에 나서면서 수출 환경이 한층 험난해질 것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수출 성장을 이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 의존도가 심화된 우리나라 산업 구조도 낙관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7097억달러다. 연간 수출 7000억달러 돌파는 세계에서 6번째로 미국발 관세 충격과 보호무역 확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수출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쾌거다. 반도체 수출이 무려 22.2% 급증해 전체 수출에서 24%의 비중을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자동차(1.7%), 바이오헬스(7.9%), 선박(24.9%), 컴퓨터(4.5%), 무선통신기기(0.4%) 등도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15개 수출 주력 품목 중 9개 분야는 마이너스 성장했다. 대(對) 아세안(7.4%) 유럽연합(EU·3.0%) 수출은 늘었으나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3.8%와 1.7%가 감소했다.
국내 주요 기관의 올해 수출 전망은 감소 내지는 둔화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 및 교역 둔화 등으로 올해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1.78% 줄어든 6971억달러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선제적 수출효과가 축소와 미국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으로 올해 수출 증가율을 지난해에 한참 못미치는 1.3%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해 수출액을 7110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불과 0.18% 증가한 수치다. 미 관세 부과에 앞선 선적재 물량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에는 글로벌 수준에서 교역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도 미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와 인권·환경 등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기업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등 미국 외 지역에서의 무역 규제와 관세도 강화된다.
글로벌 통상 경쟁이 심화되는 올해야말로 우리나라 수출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밖으로는 정부가 통상외교로 무역 장벽을 뚫고 안으로는 국회와 함께 규제혁신과 세제·연구개발(R&D)·금융 등 입법과 정책에 나서야 한다. 기업은 인공지능(AI) 전환과 같은 기술 고도화와 수출 지역·폼목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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