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범여권으로 분류되던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과는 상이한 입장을 내세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문제에 대해 민주당과 다른 견해를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양상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으나,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이다. ‘민주당 2중대’라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 정도의 지지율로는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야당은 지지율에 비해 선거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여당의 2중대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최소한 2중대라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고려할 수 있는 해석은 조국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이 대통령실과의 잠재적 연대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추론이다. 조 대표는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분류되며, 민주당의 정청래 대표 역시 범친문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두 인물 간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조 대표와 정 대표의 연대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 대표 입장에서는 친문세력을 확실히 결집해야 당내에서 안정적인 정치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고, 조 대표 또한 향후 정치행보를 위해 민주당과의 연대 또는 합당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 입장에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도 유사한 정치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대통령실과의 연대 가능성 시나리오를 현실성 있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현재 상황을 보더라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존재한다. 많은 언론이 주목하는 이른바 ‘명-청’ 갈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조 대표는 그 틈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대통령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에게는 가능한 한 많은 대선 잠룡이 등장해 경쟁하는 구도가 유리하다. 그래야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이 여러 잠룡에게 교차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자기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 국정 운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 대표가 대통령실과 입장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대통령실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내란전담재판부 문제의 경우에도 조국혁신당과 대통령실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조 대표가 대통령실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게 된다면 대통령실은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 대표와 정 대표 간의 연대가 현실화할 경우, 대통령실은 이를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내에서 친문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대통령실이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언제나 정치지형의 변화를 동반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어떤 정치적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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