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거래 내역 일단 있으면 시중은행들은 대출 꺼려
-전문가 “지속적으로 제3금융권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화 한 통이면 30일 무이자 대출.”
케이블TV 등을 통해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부업체 광고다. 시중 은행 등 제1금융권의 까다로운 서류 심사와 비교하면 매력적으로 보인다. 비록 대부업체 금리가 높다고 하더라도 짧은 기간 쓰고 돌려주면 이익이 아니냐는 생각에 손 벌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부업체의 30일 무이자 대출은 대출자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려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다.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기록만으로도 신용등급이 떨어지며, 이후에 제1ㆍ2금융권에서 대출이 거절된다는 것이다. 결국 한번이라도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경우, 다시 대부업체를 찾을 수 밖에 없게 된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 등급은 1000점 만점에 1~10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전문가의 말을 종합하면, 정확한 신용평가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등급은 1~5등급이다.
시중 은행은 신용평가사의 등급을 바탕으로 자체 등급 산정을 한다. 대출희망자의 담보 및 최근 금전거래 내용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깎거나 올리는 식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부업체를 사용했다는 것 자체는 신용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라며 “신용평가사 등급이 3~4등급이라고 하더라도 시중은행은 ‘이 사람이 현재 어려운 처지에 있구나’ 하는 식으로 보고 대출을 꺼리게 된다”고 했다.
이어 조 대표는 “과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은 기록이 있으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안 해주려 했던 것과 비슷하다”며 “현재 대부업체들이 30일 무이자 등을 미끼로 영업하는 것은 대출희망자의 신용을 떨어뜨려 지속적으로 제3금융권을 찾게 만드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대부업체들이 30일 무이자를 미끼로 대출을 해준 뒤 약관 등을 이유로 대출금 상황을 거부한다는 사례도 나왔다. 처음 한달만 이자를 계산 안한다는 영업방식이다.
지난해 말 ‘S머니’로부터 700만원을 급하게 빌린 A 씨는 약 두 달이 지난 뒤 돈을 갚겠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대부업체는 대출금 상환을 거부했다. 일정기간, 최소 1년은 돈을 빌려 써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했다.
A 씨를 상담한 금융소비자원의 강형구 국장은 “A 씨의 상담 요청을 받고 S머니 측에 접촉했고, 결국 대출금 상환이 이뤄지도록 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방식의 영업이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강 국장은 “현재 대부업체들이 30일 무이자를 내세우는 것은 신용등급을 깎아서 잠재고객층을 만드는 것 외에,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고 30일 이후부터는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법정 최고금리를 받아내기 위한 꼼수”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감독 당국이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금융감독원 등 감독 기관이 나서서 대부업체 대출자 리스트와 시중은행 대출거절 리스트를 크로스체크해서 신용평가 시스템 등의 점수배점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 국장은 “정부에서 대부업체에게 금융기관 역할로 해두고서, 그 책임은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문제”라며 “신용등급을 어떻게 매기는지, 대부업체의 영업 방식은 어떤지 등 모든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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