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보도 32일만에 檢 앞에 선 現 민정수석
-檢, 홍만표ㆍ진경준 이어 또 검찰 인사 수사
-감찰서 빠진 넥슨 부동산거래 의혹도 대상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정부 첫 특별감찰 대상이 됐던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직 민정수석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됐다. 지난달 18일 처가와 넥슨 간 부동산 거래 사실이 알려지며 의혹의 중심에 선 지 한달 만이다.
감찰활동을 지휘해온 이석수(53) 특별감찰관은 지난 18일 우 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하며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이제 공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우 수석을 둘러싼 논란도 새로운 분수령을 맞게 됐다.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에 제기된 일련의 의혹들이 모두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감찰관법 19조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 또는 증거인멸 등을 방지하거나 증거확보를 위해 특별감찰관은 검찰총장에게 ‘수사의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직 시절 비위행위만을 감찰 대상으로 삼은 점을 고려하면 우 수석이 가족회사 ‘정강’을 통해 세금을 적게 내고 재산을 축소신고한 점과 의경 복무 중인 아들의 ‘꽃보직’ 특혜 논란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정강은 우 수석 아내(50%)와 우 수석(20%), 세 자녀(각각 10%)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정강은 급여 받는 직원과 사무실이 없는 데도 접대비(1000만원)와 차량유지비(782만원), 교통비(476만원), 통신비(335만원), 복리후생비(292만원) 등을 지출해 우 수석과 가족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우 수석이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 차량이 없다고 신고한 점에 비춰 차량유지비를 두고 사적유용 의혹은 증폭됐다.
지난해 4월15일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된 아들 우모(24) 씨가 두달 반 만에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보직이 바뀐 과정에 우 수석의 입김이 있었는지도 검찰 수사로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의경은 부대전입 후 4개월 이상 지나거나 복무기간이 4개월 이상 남았을 때에 전보가 가능하지만 우 수석의 아들은 이를 위반한 의혹을 받는다. 이 특별감찰관은 이 부분에 우 수석의 직권남용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인사검증과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이 이같은 가족 비위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향후 검찰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 특별감찰관이 ‘고발’에 비해 강제성이 떨어지는 ‘수사의뢰’를 했다는 점에서 검찰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별감찰관법은 ‘범죄혐의가 명백해 형사처벌이 필요할 경우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의 혐의를 확신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수사의뢰를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르는이유다.
올해 ‘정운호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와 진경준(49) 전 검사장을 잇달아 수사하며 홍역을 치른 검찰로서는 또 한번 검찰 출신 인사의 비위를 파헤쳐야 하는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끝으로 2013년 퇴임한 우 수석은 3년 만에 친정을 찾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특별감찰 결과를 기다리며 숨고르기를 해왔던 검찰의 나머지 수사도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우 수석은 진 전 검사장 인사검증 소홀(공무집행방해)과 넥슨과의 부동산 거래 의혹(뇌물수수) 등으로 이미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상태다. 또 자신의 비위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검찰에 역으로 고소하며 맞불을 놨다. 결국 특별감찰에서 빠졌던 우 수석의 남은 의혹들까지 모두 검찰의 손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내용을 누설했다는 의혹과 관련,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 18일 이 특별감찰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우 수석 사건을 둘러싼 진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