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24일까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전(前) 정부 장관들과의 ‘동거 내각’을 하루빨리 종결시키고, 새 정부의 국무회의를 완전체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더 이상의 폭로와 찬반 설전을 차단하고, 업무에 빨리 들어가게 하겠다는 의중도 담겼다. 하지만 강 후보자에 서둘러 임명장을 주는 것만으로 ‘인사잡음’이 그칠지, 여성가족부 업무에 힘이 실릴 지 의문이다.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고집하는 것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나 강준욱 대통령실 통합비서관 자진사퇴 사례와 대비돼 더 부각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과 자녀의 불법 조기 유학이 불거졌을 뿐더러 청문회에서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걸맞는 정책 이해도나 집행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 전 비서관은 계엄과 일본 식민사관을 옹호한 과거 전력이 드러났다. 두 인사에 대한 빠른 거취 정리는 더 이상 논란 여지를 없앤 적기의 조치였다. 반면 강 후보자에 대해선 오히려 구설과 갑론을박이 더 커지고 있다. ‘보좌관 갑질 의혹’과 ‘청문회 거짓 해명’에 이어 정영애 전 여가부장관으로부터 ‘예산 삭감 갑질 의혹’까지 폭로됐다. 야당인 국민의힘 뿐 아니라 진보·개혁 성향의 민노총과 참여연대도 지명철회를 요구했고, 여성단체들도 일제히 임명 반대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이나 여당은 이른바 갑질이 주관적 판단의 여지가 크고, 불법이나 중대 결격 사유와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장관으로서의 업무 수행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유리한 대로 사안의 경중을 예단해선 안된다. 당사자의 소명은 미흡하고, 비판 여론은 이미 엄중한 수준이다. 더구나 개혁과 개편, 역할 강화가 절대 필요한 여가부의 수장 자리 인사다. 가족과 사회적 약자를 정책 대상으로 하고 젠더와 성평등 갈등을 최우선 해결해야 할 부처에서, 잡음을 남긴 채 임명된 장관의 업무에 힘이 실리겠는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비교적 높은 국정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통합·실용을 내세운 인사·정책과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행보에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언제든 실수로 잘못 꿰맞춘 인사 한 명, 정책 한 건이 나중에 돌이키기 어려운 국민적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과거 정부의 여려 사례가 증명한 바다. 결단이 실기(失期)하면 ‘실수’가 ‘실패’가 되고, 호미로 막을 것이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로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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