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의 혁신과 새로운 활로 모색의 방편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디지털 ID를 도입하면 어떨까.
최근 국내 경제가 매우 어렵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계엄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관세인상 등으로 인한 수출 둔화가 원인이다. 새 정부는 출범 이후 빠르게 대규모 민생 추경을 편성했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
하지만 한편에선 작은 희망도 보인다. 바로 외국인 관광객이다.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1,8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들이 한국에서 소비하는 금액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1인당 지출 금액은 평균 978달러(약 135만원)로 2019년 1분기보다 24.4%나 줄었다.
중요한 건 이 소비를 편리하게 하여 1인당 소비 금액을 늘리게 하고, 한국을 재방문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든다면 어려운 국내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실마리가 외국인 관광객 디지털 ID가 될 수 있다.
요즘 관광 소비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진다. 숙소나 식당 예약, 공연 티켓팅, 대중교통 결제, 할인쿠폰 수령까지 그 예외는 없다. 이러한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앱에 회원가입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내국인의 경우, 모바일 신분증이나 핸드폰 인증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한국 휴대폰 번호가 없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기차역 발매기나 예매 창구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이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다. 모바일에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이 제한되고 결국 불편하거나 짜증 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지갑을 닫아 버린다.
조폐공사가 추진 중인 외국인 관광객 디지털 ID 사업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기술적 대안이다. 조폐공사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주민등록증 등 국가신분증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낸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공신력과 기술 역량을 갖춘 조폐공사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관광 전반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 디지털 ID’를 만들어 제공한다는 것은 국가신분증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공기업의 당연한 역할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디지털 신원인증 방안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현안과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조폐공사는 국가신분증 이외에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과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을 유통하는 모바일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디지털 ID를 통해 이를 할인된 가격으로 사고, 전통시장과 지역 명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소상공인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로봇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자동 출입국 시스템이 작동하는 지금,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디지털 ID까지 더해진다면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K-관광’의 혁신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디지털 ID 사업은 글로벌 최초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통해 어려운 경제 회복에 이바지할 것이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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