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4년 ‘연임제’ 제안 지적

“연임 표현, 명확한 속뜻 밝혀야”

‘커피 원가 120원’ 李 발언 비판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4년 연임제’ 등 개헌 구상과 관련해 19일 “겉으로는 권력 분산 같지만, 실제로는 행정부 견제 장치를 무력화하고 입법 권력을 의회 다수당 중심으로 집중시키겠다는 설계”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표면적인 명분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자는 것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권력을 나누겠다는 게 아니라 권력의 축을 다시 짜고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한 게 드러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개헌을 말했다. 그때는 ‘4년 중임제 임기단축’을 함께 주장했다”라며 “그때도 선거가 한창일 때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대선후보 토론회 직전에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번 선거에 맞춰 던지는 정치적 카드처럼 보인다”라며 “개헌을 이야기할 때마다 맥락이 달라지니 그 진정성을 국민이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무총리를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은 거부할 수 없게 하자, 거기에 대통령 재의요구권도 폐지하자고 한다”라며 이 후보가 제안한 개헌안이 사실상 ‘행정부 견제 무력화’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국회는 입법 독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라며 “이런 국회에 총리 인사권까지 몰아주겠다는 개헌이 정말 권력 분산이라 부를 수 있을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는 전혀 다른 길을 제시한다”라며 전날 김 후보의 개헌 구상을 강조했다. 21대 대선 당선자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고 ‘4년 중임제’로 개헌을 하자는 구상으로 ▷대통령 불소추특권 폐지 ▷국회의원 면책특권 축소 ▷국민입법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등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개헌을 선거 전략으로 삼지 않는다”라며 “정권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길이 제6공화국을 넘어 제7공화국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헌정의 출발점임을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이재명 후보의 ‘푸틴식’ 장기집권 개헌, 국민은 속지 않는다”라며 이 후보의 개헌안을 비판했다. 나 위원장은 “중임은 단 1번의 재선 기회만 허용하며 8년을 넘을 수 없지만, 연임은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혹세무민의 단어”라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이 연임규정으로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현직 대통령은 (개헌안이) 적용 안 된다, 22대 대통령부터라며 알리바이를 만들지만 국민은 그 시간차 장기 집권 플랜을 꿰뚫어 보고 있다”라며 “심지어 대리인 허수아비 대통령을 내세워 4년짜리 징검다리 놓고 다시 돌아오는 푸틴식 재림 시나리오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후보를 향해 “구태여 왜 중임을 연임으로 바꿔서 표현하는지,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속뜻을 국민 앞에 다시 밝혀야만 국민이 정확한 판단과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개헌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당을 사당화시킨 책임, 민주당 내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것, 검찰과의 전쟁으로 정치를 망친 사과부터했어야 했다”라며 “자기 당도 개혁 못하는 사람이 개헌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분이 커피를 8천원에서 1만원 받는데 원가가 120원이더라 했다. 커피 관련 소상공인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들린다”라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분이 커피를 8천원에서 1만원 받는데 원가가 120원이더라 했다. 커피 관련 소상공인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들린다”라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 위원장은 커피를 들어올리며 “(이 후보의 발언은) 원가 120원인 것을 마치 약 80배 정도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들리던데, 커피 소상공인 여러분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정직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라며 “임대료와 임건비는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책방카페 아메리카노는 4000원이라고 한다”라며 이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원라의 34배 폭리를 취하는 문 전 대통령도 참 나쁜 악덕 업주“라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