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켈리 마스터 소믈리에 인터뷰
1969년 도입됐지만 전세계 273명뿐
GS25, 데니스 켈리 와인 브랜드 판매
![마스터 소믈리에 데니스 켈리가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도어 투 성수’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6/news-p.v1.20250516.87148fc82791484eb88058b77ef4271f_P1.jpg)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국인은 먹고 마시는 것을 진심으로 대하더라고요.”
미식가들은 매년 초, 새로운 별의 탄생을 주목한다. 세계적 미식 평가 지침서 ‘미쉐린 가이드’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매년 국내 40여개 식당에 별을 부여하는데 그 범위는 레스토랑에 국한하지 않는다. 미쉐린 소믈리에 어워드, 미쉐린 멘토셰프 어워드, 미쉐린 서비스 어워드 등을 통해 미식은 음식뿐 아니라 곁들이는 와인, 식당의 서비스가 조화를 이뤄야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소믈리에 중에서도 마스터 소믈리에(Master Sommelier·MS)는 가장 영예로운 자리다. 1969년부터 도입된 제도지만, 현재까지 합격자는 전 세계에서 273명에 불과하다. 와인 애호가들은 특정 와인을 마신 후 생산 연도, 품종 등을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마스터 소믈리에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데니스 켈리는 전 세계 191번째로 자격증을 취득한 마스터 소믈리에다. 미쉐린 레스토랑인 ‘프로테제’의 오너 소믈리에이자 토마스 켈러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에서 10년 이상 헤드 소믈리에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해 본인의 와인 브랜드 ‘베터 베버리지 컴퍼니’를 세웠다. 설립 직후 안성재 셰프와 협업한 파인다이닝 행사로 국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1분 만에 입장권이 매진되기도 했다.
![마스터 소믈리에 데니스 켈리가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도어 투 성수’에서 시음회를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6/news-p.v1.20250516.1f0644459f2d4ecab4810fbb53308ebd_P1.jpg)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 16일부터 양일간 ‘도어 투 성수’에서 와인 시음회를 진행했다. 이날 시음회에는 참석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 디스펜서’도 마련됐다. [GS리테일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6/news-p.v1.20250516.e35a37e798b545bb8a7bc7d9aab89820_P1.jpg)
‘전 세계 273명’ 마스터 소믈리에가 한국 선택한 이유
데니스 켈리는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도어 투 성수’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와인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베터 베버리지 컴퍼니’를 설립했다”며 “김치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은 ‘베터 베버리지 컴퍼니’의 첫 해외 진출국이다. 데니스 켈리는 ‘먹는 것’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데니스 켈리는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소규모의 와인 소셜 클럽을 운영했는데 한국인들도 참여했다”며 “당시 한국의 음주 문화를 알게 됐는데 한국인들은 음식에 적합한 주류를 찾고 곁들이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베터 베버리지 컴퍼니’의 와인은 지난해 12월부터 편의점 GS25가 독점으로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온라인 앱 ‘우리동네 GS’의 ‘와인25’에서 베터 베버리지 컴퍼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 주목하는 O4O(Offline for Online) 전략 중 하나다. 대표 상품인 ‘슈퍼 네세서리 까르베네 소비뇽 2023’은 출시 6개월 만에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도어 투 성수에서 진행한 데니스 켈리의 와인 시음회에는 수십명의 와인 애호가가 몰렸다. 양일간 총 64명을 추첨하는 행사에 900명 이상이 신청했다.
데니스 켈리는 “와인이 접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한국은 와인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며 “편의점이 군데군데 있고 온라인을 활용해 원하는 와인 픽업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마스터 소믈리에 데니스 켈리가 ‘드와 산 베네토 화란기나’를 소개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6/news-p.v1.20250516.a4106905b7c247e382499f7f7ff6c846_P1.jpg)
“와인 입문자라면 ‘테루아’ 이해해야”
데니스 켈리는 2004년 와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소믈리에를 꿈꾸기 전에는 드러머를 꿈꿨다. 데니스 켈리는 “어느 순간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하나의 공연처럼 느꺄졌다”며 “고객을 만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도 예술의 일종이라고 생각해 음악가의 꿈 대신 소믈리에를 택했다”고 했다.
데니스 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 와인에 집중한다. 나파밸리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로, 그가 와인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데니스 켈리는 “캘리포니아산 와인의 강점은 다양함”이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켈리는 “캘리포니아는 기후가 정말 다양한데 바람이 잘 불고 햇볕이 좋아 어디에서도 포도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지녔다”며 “특히 해안가 근처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피노누아는 해풍의 ‘쿨링(cooling)’ 효과가 더해져 화사한 산미와 적당한 도수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와인에 막 입문한 사람이 좋은 와인을 고르는 방법을 묻자 “테루아(Terroir)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루아는 와인 재료인 포도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전체를 의미한다. 강우량, 일조량, 바람 세기, 포도밭이 자라는 토양 성분 등이 포함된다. 통상적으로 더운 날씨일수록 산도가 약하고 서늘한 날씨일수록 산도가 강하고 탄닌감은 약해진다. 그는 “까르베네 쇼비뇽이나 시라 등 익숙한 와인도 좋은 와인이지만, 네비올로나 카베르네 프랑, 그르나슈 등 생소한 품종의 와인까지 접하며 경험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스터 소믈리에 데니스 켈리가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도어 투 성수’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6/news-p.v1.20250516.85fce7dae97d4b6e9f5e47e5aa6d9f90_P1.jpg)
데니스 켈리는 “좋은 와인은 곁들이는 음식의 맛을 극대화하는 와인”이라며 “곁들여 먹는 음식을 다양하게 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식과 페어링할 경우 데니스 켈리는 ‘질감’이 있는 와인을 곁들일 것을 추천했다. 데니스 켈리는 “대표적으로 ‘드와 산 베네토 화란기나’가 있다”며 “내츄럴 와인으로 화학 물질이나 유황이 첨가되지 않아 다른 와인보다 거친 질감을 가졌는데 발효 식품이 많은 한식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내츄럴 와인은 일반 와인과 달리 정제와 여과를 거치지 않아 불투명한 탁색을 띠며 재료의 부산물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그는 안성재 셰프와 협업 당시에도 해산물 위주의 한식을 주로 선보이는 안성재 셰프의 스타일을 고려해 오렌지 와인을 선보였다.
데니스 켈리는 “직접 생산한 대표 상품 ‘슈퍼 네서세리’는 20년 넘게 쌓아온 나의 내공이 들어간 와인으로 한국 고객들을 염두에 두고 한국인들이 가장 친숙하게 생각하는 ‘까르베네 쇼비뇽’으로 만들었다”며 “첫 모금부터 검은 체리와 자두의 맛이 느껴지고 민트향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성비 있지만 품질은 뒤지지 않는 캘리포니아 와인을 소개하고 싶다”며 “한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선보여 대중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