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신 살 빠져..구충 때문에 구토”

한중관계 변수 전망,“이젠 잊자”지적도

최근 방사장에 누운채로 팬들의 카메라를 응시하는 푸바오
최근 방사장에 누운채로 팬들의 카메라를 응시하는 푸바오
지난 12일 구토하는 푸바오
지난 12일 구토하는 푸바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최근 일주일 사이, 한국산 자이언트판다 ‘용인푸씨’ 푸바오의 건강이 매우 악화됐다는 글이 한국과 중국의 SNS에 부쩍 늘어, 주목된다.

몸은 계속 말라가고,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잠만 자고 있으며, 설사와 구토를 하고, 입 부분이 실룩 거리는 ‘경련’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건강 이상 징후가 시진핑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중국 사천성 판다기지측의 관리부실에 의한 것으로 판명날 경우, 최근 좋아지고 있는 한중 관계가 나빠지는 빌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판다기지측은 살이 빠지는 것에 대해 “가임신(위임신) 증상을 보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고, 구토 문제와 관련해서는 “체내 기생충과 구충 과정 때문에 생기는 흔한 현상”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푸바오의 입주변 경련 모습
푸바오의 입주변 경련 모습

어찌보면 일반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논평도 나오는 가운데, “중국측이 국보라면서 소중히 여기는 판다의 보호를 위해 국제기준에 맞는 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한국을 떠난 아이인데 너무 지나치게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충고가 혼재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8~10일 사이에 SNS를 달구던 목격담은 푸바오가 점점 말라가고, 무기력하게 잠 만 자며, 퇴근(관람시간 종료때 내실로 들어가는 것)도 하지 않고 밖에서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이 주류였다.

11~13일 사이에는 푸바오가 설사하는 장면, 구토하면서 체내 음식들을 토해내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잡혔다. 설사는 12~13일 이틀 계속되었고, 구토는 12일에 만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4월말에도 이미 마른 상태였는데, 더 말랐다는 목격담도 있었고, 기력이 없어 보이는 푸바오가 고개가 꺾인 채 ‘大’자 모양으로 누워 한참을 가만히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최근 보름사이 활동성이 급격히 둔화된 푸바오가 고개를 꺾은채 누워있다.
최근 보름사이 활동성이 급격히 둔화된 푸바오가 고개를 꺾은채 누워있다.

지난 9일과 10일 푸바오 방사장을 방문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는 한 네티즌은 “현재 푸바오는 전혀 괜찮지가 않다. 동화처럼 포장된 것(영상 또는 사진)에 제발 속지마라. 밥을 짧게 먹고 나와서 잠자기를 반복한다. 인근 방사장의 다른 판다들은 대나무, 죽순 등을 잘 먹고 있었다. 기운없는 푸바오는 잠자는 것 밖에 할 것이 없었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몇몇 네티즌들은 에버랜드로 다시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푸바오의 귀환은 단지 한 마리 동물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마음과 생명 존중에 대한 문제”라는 뜻을 밝혔다.

이제 판다기지측은 “12일 구토증세는 회충과 관련있을 수 있다. 회충에 의한 구토는 흔히 있는 일이다. 판다센터는 통상 두달에 한번씩 판다의 체내 구충을 실시하는데, 푸바오가 구충을 한 지 두 달 만이다. 푸바오는 여전히 가임신(위임신) 상태로 식욕이 현저히 떨여져 좋아하던 사과 등 음식에도 흥미를 잃은 상태다. 건강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적절하게 처리할 것이니 모두 안심하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잠만 자다가 잠시 일어나는 푸바오
최근 잠만 자다가 잠시 일어나는 푸바오

최근 팬들이 이같은 건강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측을 압박하면서 피켓시위, 트럭전광판 문자시위를 벌고 있고, 이에 “푸바오에 대한 과잉 관심”이라며 비판적인 일부 네티즌들은 “집회 신고는 했냐, 지나친 관심이 사소한 것을 너무 침소봉대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팬들의 우려가 커지자 판다기지측은 최근 7명의 전문가를 투입시켜 정밀하게 관찰했으며, 이때 푸바오는 벽에 앞발을 짚은채, 이들 전문가들을 올려다 보기도 했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