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양사 합산 6조6422억원 달성

토요타, 10.7조원 이은 글로벌 2위

“하이브리드차 성과·혼류생산 빛났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 [연합]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영업이익’ 기준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관세전쟁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기) 여파에도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연료계 시장의 선전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는 3조6336억원, 기아는 3조86억원으로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6422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9.2%로 나타났다.

이는 토요타그룹이 2025년 4Q(한국 기준 2025년 1분기에 해당) 영업이익 1조1200억엔(약 10조7680억원)에 이은 글로벌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글로벌 2위에 올라있는 폭스바겐그룹은 영업이익이 4조5000억원에 그쳤다.

다만 토요타의 경우 자동차와 금융, 그외 기타부문(스마트시티/주택/해양/IT 등)의 영업이익을 합친 실적을 분기 기준으로 발표하는데, 현대차·기아의 경우에는 이같은 영업이익은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오토에버가 영위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과 기타부문에서 실적이 전체의 약 20% 수준에 형성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양사의 격차는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 감소한 수치지만 같은기간 폭스바겐그룹이 37%, 경쟁사인 미국의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가 각각 10%와 63% 감소했다. 전기차 케즘에 따른 전동화 판매량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여파다.

이같은 시황 악화에도 현대차·기아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하이브리드자동차였다. 현대차, 기아가 올해 1분기 판매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약 24만1000대로, 역대 1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약 19만2000대)와 대비했을 때도 26%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건설하는 공장에 ‘혼류생산’이 가능한 라인을 구축하면서, 기존 가솔린 차량을 생산하던 라인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전기차 모델이 주축인 HMGMA 등 글로벌 생산기지에서도 하이브리드차를 만들 수 있는 생태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TPS)로 글로벌 1위에 오른 토요타의 생산체계와 비교했을 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는 다른 차량과 비교했을 때, 다양한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자동차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차종”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은 외생적인 변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유기적으로 시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빠른 대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작년 현대차그룹의 실적은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에서 글로벌 톱3에 안착하며, 3년 연속 글로벌 톱3를 유지한 바 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9.5%로 토요타(10.3%)에 이은 2위, 매출액과 판매량 기준 글로벌 2위인 폭스바겐(9.0%)를 따돌렸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