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사우디 납품 소식에 6%↑…美 4월 물가도 둔화세
“관세 피해 집중됐던 국내 반도체 단기적 반등 가능”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각사 제공, 신동윤 기자 정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4/news-p.v1.20250514.1e7f793a0a7642f48f4f944c16ad26eb_P1.jp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중 관세전쟁이 불확실성의 정점을 통과했다는 판단 속에 미 인플레이션 불확실성까지 어느 정도 걷혔다는 평가가 나오며 14일 국내 증시에선 투자심리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중동발(發) 훈풍 덕분에 나타난 급등세가 국내 대표 반도체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미·중 협상 결과가 90일 한시 휴전으로서 변수를 남긴 만큼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여전해 단기간 내 박스권 돌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증시는 미·중 관세 휴전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신중한 장세 속 코스피가 0.04% 오르는 데 그친 결과 2600선(2608.42)을 간신히 방어했다. 코스닥 지수는 0.89% 올라 730대(731.88)로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2~4%대 급등했음에도 미·중 협상 성과를 발표 전에 선반영한 탓에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관세 휴전 기간인 90일간 협상 과정에 따른 등락이 예상된다는 점, 중국에 대한 실효 관세율이 여전히 10%가 넘는 등 관세 변수 자체는 여전하다는 점 등도 증시 반등을 제한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완화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도 부담이 됐다.
전날 5% 넘게 오른 삼성전자는 차익 실현 흐름 속에 1.2% 하락했으나, SK하이닉스는 1.79%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값 인하 행정명령이 유통과 보험업에 더 큰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해석 속에 바이오주가 반등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 협상 결과에 따른 낙관론에 투자심리가 양호했으나 3대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하는 등 시장 예상보다 둔화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우려도 한풀 꺾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시작과 함께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인공지능(AI)칩 ‘블랙웰’을 1만8천개 납품한다는 소식에 5.78% 급등하며 기술주 상승을 견인했다. 테슬라가 4.59%, 메타가 2.92%, 아마존이 1.37% 오르는 등 기술주 강세가 전날에 이어 연장됐다.
반면 미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올해 실적 전망치를 철회하면서 18% 급락한 결과 의약·보험주 투심이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64% 하락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2%, 나스닥지수는 1.61%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도 관세 리스크의 완화 국면 속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추가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물가 둔화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로부터 6천억달러 규모 투자유치 약속을 받았다고 한 발언 등이 미 기술주 강세로 이어지며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증시는 사우디에 대한 엔비디아 블랙웰 공급 등 미국발 AI 호재에 힘입어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력기기 등 관련주를 중심으로 상승 출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 협상 과정의 경계심이 잔존하고 있고 그동안 관세 수혜주로 꼽힌 업종에서 수급이 이탈할 수 있어 업종 간 순환매 및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중 합의를 과도한 낙관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조건부 완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관세 피해가 집중됐던 반도체와 조선, 방산, 기계 등 업종에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